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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만 먹으면 종신집권...'키맨 리스크' 커진다

[종신 황제 문 연 시진핑]

연임 족쇄 푼 개헌안 전인대 통과

2023년 이후에도 재집권 가능

위기 땐 절대권력 허점 드러나

"비싼 정치적 대가 치를 것" 지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종신 집권을 위한 마지막 문이 열렸다. 이제 시 주석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종신 황제의 문턱을 넘어설 수 있게 됐다.

중국의 연중 최대 정치행사인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2,964명의 전인대 대표들은 11일 시 주석의 장기집권을 가능하게 하는 개헌안을 표결로 통과시키고 임기 10년으로 제한했던 중국 최고 지도자의 권한을 무한대로 연장하는 길을 터줬다.

이날 오후3시에 시작된 전인대 3차 전체회의에서 진행된 개헌안 표결은 속전속결로 처리됐다. 찬성 2,958표, 반대 2표, 기권 3표, 무효 1표로 찬성률은 무려 99.8%에 달했다. 표결 직후 장더장 전인대 상무위원장은 곧바로 개헌안 통과와 관련해 전인대 상무위원회 업무보고를 마쳤고 이후 전인대 법제공작위원회 선춘야오 주임에 의해 언론 발표회 형식으로 개헌안 통과 결과를 공개했다. 장 위원장은 업무보고에서 “당이 모든 업무에 대한 영도를 견지하고 시진핑 총서기의 권위와 핵심 지위를 결연히 옹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현행 헌법은 지난 1982년에 제정돼 1988년과 1993년·1999년·2004년 등 네 차례 개정됐다. 국가주석 3연임 이상 금지 조항 폐기,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과 공산당의 영도 조항 등이 삽입된 이번 다섯 번째 개헌은 장쩌민 시대인 2004년 이후 14년 만이다. 앞서 4차 개헌안 표결은 찬성 2,863표, 반대 10표, 기권 17표로 99.1%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만년 황제의 관문을 열어놓은 임기제한 철폐는 새로운 조항을 신설하는 대신 현행 헌법 79조 ‘연속 재임은 두 차례를 넘을 수 없다’는 문구를 삭제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5년씩 두 번 맡던 중국 국가주석의 임기제한 규정이 사라지면서 시 주석은 법적으로 두 번째 임기가 끝나는 오는 2023년 이후에도 계속 집권할 수 있게 됐다. 덩샤오핑 이후 10년 주기로 최고 권력 지도부가 바뀌는 중국 정치 역사가 시진핑이라는 이름에서 멈추는 시대가 올 수 있다는 의미다.

새로 통과된 헌법은 또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둥 사상, 덩샤오핑 이론, 3개대표론, 과학발전관과 함께 국가의 지도이념으로 서문에 명기했다.

이제 시 주석은 남은 전인대 기간에 측근인 왕치산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부주석으로 복귀시키고 경제 책사인 류허 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을 부총리 겸 인민은행 총재로 발탁해 정치는 물론 경제와 당정·사정 분야까지 자신의 손에 틀어쥘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이번 개헌안 통과가 시 주석의 3연임을 확정 짓는 것은 아니지만 집권 2기에 권력 누수 없이 강력한 권력을 확보하게 되는 발판을 마련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 정가는 중화 부흥과 강력한 글로벌 리더십을 이유로 내세우며 무소불위 시진핑의 절대권한과 장기집권을 적극 옹호하는 분위기로 물들고 있다. 다만 덩샤오핑이 유훈으로 남긴 집단지도체제의 전통을 지키려는 시진핑 견제 파벌의 억눌린 불만이 터질 가능성도 한층 커지게 됐다. 중화권 매체와 외신들은 덩샤오핑의 유지를 지키려는 장쩌민 전 주석 계열 상하이방과 후진타오 전 주석 중심의 공산주의청년단 파벌이 당장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는 어렵다고 보면서도 중국의 경제·정치 위기 조짐이 나타나면서 시진핑 절대권력의 허점이 드러나면 1인 권력 집중의 폐해인 ‘키맨 리스크’가 급격히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타이스 장 미국 예일대 법학 교수는 “개헌과 같은 정치적 도구를 통해 사회정치 이슈를 정당화시키려는 시 주석의 방식은 결국 비싼 정치적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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