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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대 실적에도 소모적 임금협상 안한 SK노조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올린 SK이노베이션 노사가 올해 임금 인상률을 1.9%로 최소화하는 데 합의했다. 2년 연속 3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창출했지만 전기차 배터리 등 신성장동력에 투자하자면 물가 상승률 이상의 무리한 요구를 자제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그것도 협상 일주일 만에 90.34%라는 역대 최고의 찬성률로 통과됐다고 한다. 노조의 통 큰 양보와 결단이야말로 박수를 받을 만하다.

정유업계 1위인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국내 대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임금인상률을 물가에 연동하는 파격적인 실험에 착수했다. 노사가 해마다 임금 인상률을 놓고 벌이는 소모적 갈등에서 벗어나 생산성 향상과 경영 효율화에 주력하겠다는 의도에서다. 회사가 올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면 노조로서는 응당 과실을 챙길 수 있는 호기인데도 이를 마다하고 약속을 지킨 셈이다. 이뿐 아니라 SK이노베이션은 직원들의 급여 1%를 모아 협력사에 상생기금을 전달하고 어려운 이웃에게 성금까지 전달했다. 흔히 생색내기에 머무르는 대기업 노조의 이기적 행태를 봐온 국민의 눈에 낯설게 여겨질 정도다. SK가 그룹 차원에서 앞으로 3년간 80조원을 투자해 2만8,000개의 일자리 창출에 나서는 것도 이런 탄탄한 신뢰관계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SK이노베이션 노사의 상생은 본격적인 춘투를 앞둔 노동계 전반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노동단체는 올해 정규직 임금인상 요구율을 9.2%로 높여 잡고 임금인상을 독려하고 나섰다. 벼랑 끝에 몰린 한국GM은 기본급 인상안을 놓고 노사 갈등을 겪고 있으며 금호타이어 노조도 인건비 절감 규모에 반대하는 투쟁을 벌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과거 경영난으로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더 이상 고통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뼈아픈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기업의 생사는 무엇보다 노사의 고통 분담과 자율적인 협상문화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모두가 무겁게 되새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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