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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에 오른 미국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8년 3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미국 정부와 미국 국민들의 빚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부채 증가 속도는 줄어들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과연 패닉은 언제 터질까?







뉴욕 시에 세워진 이른바 국가채무시계(National Debt Clock)는 1989년 이래 미국 정부의 부채 규모를 측정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초여름, 어찌 보면 적절한 시기에 수리에 들어갔다. 그리고 6개월 후, 미드 타운 맨해튼 Midtown Manhattan에 시계가 돌아왔을 때 미국 부채는 6,870억 달러가 더 늘어있었다. 사상 처음 20조 달러라는 기록적인 채무를 짊어진 것이었다.

실제로 미국의 부채 규모는 엄청나게 빠르게 늘고 있다. 연방 정부만 해도 2016년 국가 부채가 경제적 산출량(국가 GDP)을 가볍게 뛰어 넘었다. 국가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세계 2차 대전 이후 최고치다. 그리고 많은 외부 전문가들은

공화당의 감세안이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재닛 옐런Janet Yellen 연준 의장은 의회 청문회에서 현재 부채 동향에 대해 “국민들의 밤잠을 설치게 할 만큼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미 재부무 회계장부 상태도 그렇지만, 더 심각한 사실은 국가 전체 부채를 고려했을 때 이 문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일례로 뉴욕연방준비은행(Federal Bank of New York)에 따르면, 2017년 9월 기준 미국 가계 부채는 역대 최고치인 12조 9,600억 달러를 기록했다.

기업들의 부채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 내 미지급 기업 부채가 6조 1,000억 달러로 크게 늘었다. 최근 5년간 39%, 10년 간 85% 급등세를 보였다.

이 같은 수치는 끔찍한 미래를 시사하고 있다. 바로 자국의 재정여력으로 감당할 수 없는 삶을 사는 국가가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아직 (적어도 지금은) 공포에 사로잡힐 때는 아니다.

시카고 대학교 부스 경영대학원(Chicago’s Booth School of Business) 교수이자 전 연준 이사인 랜디 크로즈너Randy Kroszner는 이렇게 말했다. “명목 부채 증가가 꼭 위험한 징조는 아니다… 국가 수입과 상환 능력을 고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내게 갚아야 할 빚이 1,000만 달러 있다면 그건 매우 위험한 일이다. 반면 워런 버핏에게 1,000만 달러의 미지불 부채가 있다면, 그건 세계에서 제일 안전한 빚이다.”


세계 최대 채무국들 : IMF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정부와 가계, 기업의 부채는 전체 경제 산출량의 250%를 상회한다. 이처럼 부채비율이 치솟은 국가는 미국뿐만이 아니다.



그러나 워런 버핏 같은 미국인은 극소수다. 게다가 미국인 대부분은 2009년 미국의 대침체 때보다 조금 형편이 나아진 정도다. 개인들의 명목 혹은 절대 가계 부채 금액은 약 13조 달러로 사상 최고치일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가처분 소득 대비 부채 상환금은 수십 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담보대출과 학자금 대출처럼 특히 사회에 내재된 특정 문제들의 취약성을 지적하고 있다. 반면 크로즈너는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책임 있는 대출 능력을 회복·복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상황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는 주식시장 덕분에, 기업들은 많은 현금을 쌓아놓고 있다. 하지만 기업 부채는 여전히 현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포춘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매출 상위 1,000개 기업의 평균자본대비 부채비율은 10년 전 35%에서 최근 54%로 급등했다. 2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게다가 기업 부채는 매출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부채 증가 속도는 연평균 8.5%였지만, 매출 상승세는 4.6%에 머물렀다.

기업의 실질 부채에 세금공제가 적용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출이 매우 용이한 저금리와 세제 혜택 때문에 이런 변화가 발생한 것이다. 그래서 애플처럼 현금을 많이 보유한 회사들까지 자사 주식을 환매하기 위해 대출을 받고 있다. 해외에 쌓아놓은 자사 현금을 회수하는 것보다 훨씬 더 저렴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S&P 글로벌의 분석을 살펴보면, 애플처럼 여유 있는 기업들이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보고서는 ‘단 1%의 회사가 미국 2,000개 대기업의 기록적인 현금 보유고 1조 9,200억 달러 중 1조 달러 이상을 쌓아 놓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의 미지급 부채 : 미국 정책연구소 어번 인스티튜트 Urban Institute 는 작년 12월 보고서를 통해 놀랄 만큼 많은 미국인이 현재 추심 중인 빚을 떠안고 있다고 밝혔다. 평균 33%의 미국인들이 추심 중인 미지급 부채를 안고 있다. 많은 남쪽 카운티에선 이 수치가 50%를 상회한다.



옥스퍼드 경제연구소의 캐시 보스트얀치치Kathy Bostjancic는 “많은 기업의 채무 상태를 주의 깊게 봐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현재 기업 부채 자체가 경기침체를 초래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어려움에 닥치면 더 고전할 우려가 있다. 과도한 부채를 짊어진 기업과 소비자들은 경기 충격에 더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경기가 좋지 않으면, 빚을 갚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이처럼 부채 규모가 커지면 미국 외 다른 곳에서 먼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결국 미국 전체에 불안을 초래할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모두 세계시장 차입 증가를 경고해 왔다. 이런 현상은 캐나다, 한국, 영국 같은 선진국 가계에는 특히 부담이 된다. 반면 중국은 급증하는 기업 부채에 제동을 걸기 위한 노력에 착수했다. 국가 부채 규모로 보면, 일본의 적자는 미국보다 2.5배나 더 많다.

논의 중인 세제 법안에 기반해 적자 전망치를 고려했을 때, 많은 경제학자들은 ‘도대체 어느 정도가 과다한 것인가?’라고 질문을 한다. 크로즈너는 제도의 힘과 투자 지혜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만일 돈을 쏟아 부어서 단기적 해결책을 마련한다면, 더 헤어나올 수 없는 큰 구멍에 빠질 것이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BY ERIKA F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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