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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협' 기대했던 투자자 대혼란...공포지수 치솟고 곡물값 급락

[흔들리는 상품시장]

증시 변동성 커지며 VIX지수 연초 이후 72%나 뛰어

外人 코스피서 최근 1조 매도...원달러 환율 요동

대두 가격 이달들어 3.4% 하락...열연강판 6.4%↓

中에너지 수입 무기로 삼아 유가에도 악영향 우려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들이 5일(현지시간) 거래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이날 미중 무역갈등이 완화될 수 있다는 분위기 속에 뉴욕증시의 3대 지수가 상승 마감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00억달러 규모의 대중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소식에 다우 선물이 1.5%(350포인트) 급락하는 등 시장은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불똥이 튀기 시작했다. 철강·대두·돈육 등 국제상품 가격은 양국이 서로에 겨눈 보복관세로 직격탄을 맞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글로벌 증시는 양국이 주고받는 위협과 타협의 메시지에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요동치고 있다. 무역보복의 핑퐁으로 시장의 등락이 심해지면서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변동성지수(VIX)는 연초 이후 72%나 치솟은 상태다.

미중 간 무역갈등의 여파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은 국제상품 시장이다. 중국 상하이에서 거래되는 열연강판 가격은 청명절 휴장에 앞서 지난 4일 현재 1톤당 630달러로 무역전쟁이 본격화하기 전인 3월 초에 비해 6.41% 하락한 상태다. 지난달 미국이 중국산 철강에 관세를 부과한 데 더해 중국산 산업용 로봇 등의 품목에 대한 25% 관세 부과 조치를 발표하면서 수요 감소 우려가 가격을 끌어내린 것이다. 철강 원료를 운반하는 벌크선 운임도 크게 하락했다. 해상운임의 동향을 나타내는 발틱해운지수(BDI)는 같은 날 기준 977로 떨어져 약 8개월 만에 1,000선이 무너진 데 이어 5일(현지시간) 953까지 추락했다. 중국이 관세 보복의 대상으로 삼은 대두(메주콩) 가격 역시 이날 미중 협상에 대한 기대감 속에 1%대로 반등하기는 했지만 지난달 초에 비하면 3.44% 떨어진 상태다. 중국이 미국산에 대한 고율 관세를 예고한 돈육 역시 같은 기간 7.81% 하락했다. 이에 세계 최대 원자재·곡물 공급업체인 미국 카길은 이날 성명에서 “무역긴장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한다”며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을 양국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이 맞불 관세를 예고한 미국산 106개 품목에 석유화학제품과 액화프로판이 포함됐다는 점을 들어 중국이 앞으로 에너지 수입을 무기로 이용할 경우 미국 셰일오일 업계가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 국제유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지난해 4·4분기 하루 7억5,000만 세제곱피트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사들인 최대 수입국이다.

증시 변동성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5일 무역전쟁 타협 분위기에 반등했던 뉴욕증시는 장 마감 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000억달러 규모의 대중 추가 관세 검토를 언급하면서 다우지수 선물이 장중 1%대로 급락하는 등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무역전쟁의 향방에 대한 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VIX는 최근 20선으로 치솟으며 1년 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미중 간 무역분쟁의 유탄은 국내 증시로도 날아들고 있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최근 10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원이 넘는 주식을 내다 팔았다.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주 실적 악화 전망 등의 요인도 있지만 미중 무역분쟁도 적잖은 원인을 제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2일 이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면서 현재까지 3% 가까이 하락한 상태다. ‘코스피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변동성지수(VKOSPI)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를 언급하며 무역전쟁을 선포한 지난달 23일 장중 한때 전일보다 26%나 급등한 20.52까지 치솟은 후 여전히 17~18대를 오가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간 관세 교전이 격화될수록 세계 경제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시장의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앨런 시나이 디시전이코노믹스 창업자는 “미중이 타협할 수 있는 지점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미중 무역협상은 이제 막 시작됐다”며 “시장의 불안과 혼란이 계속되면 그 자체가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리서치 기업인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무역전쟁이 현실화할 경우 2017~2021년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평균 1.8%에서 1.4%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5.9%에서 4.9%로, 한국도 2.55%에서 2.1%로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박민주·유주희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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