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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환의 집과사람] 지방 주택시장, 2008년 데자뷔?

고강도 규제에 경기 위축 덮쳐

미분양 쌓이며 집값 급락 위기

정부, 지역별 세밀한 대응책 마련

건설사는 밀어내기 공급 자제를





“심각해. 세입자를 못 구해 비는 집도 많고, 식당에는 손님도 없고…. 너무 조용하다 보니 밤에는 을씨년스러워 외출하기도 꺼려지더라.”

항만시스템 엔지니어인 탓에 해외나 지방 출장이 잦은 작은 형님이 최근 전한 전북 군산시의 풍경이다. 통영, 거제 등 다른 지역도 모습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정부가 전북 군산과 경남 거제, 통영, 창원 진해구, 울산 동구 등 6곳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할 방침이라고 한다.

경기 위축은 지방 부동산 시장에 직격탄이다. 돈이 돌지 않으니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가뜩이나 수요층이 많지 않은 주택시장이나 상권은 급격하게 위축되는 구조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지방 경제의 바로미터로 주택경기를 꼽는다.

사실 이미 지방주택시장 침체는 지난해 정부가 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내놓기 시작할 때부터 우려됐던 문제다. 참여정부 당시에도 경험했듯 주택시장 규제가 취약한 지방시장에 먼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여기에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산업이 휘청거리면서 지방 주택시장은 자칫 고사 위기에 내몰릴 처지다.

심지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지방주택 시장 침체가 되풀이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위기감은 정부 통계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지난 2월말 현재 전국 미분양주택은 6만903가구로, 2015년 12월 이후 2년여만에 다시 6만가구를 넘어섰다. 특히 이중 80%가 넘는 5만933가구가 지방 미분양 주택이다. 정부가 투기를 잡겠다며 강남과 전쟁을 벌이는 사이 정작 지방 주택시장이 깊은 나락으로 떨어진 셈이다. 전망은 더 어둡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지방 분양예정 물량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건설사들의 공격적인 분양이나 가뜩이나 입주물량도 만만치 않은데 신규공급까지 더해지면 자칫 지난 2008년 못지 않은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달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되면서 강남권 집값이 약세로 돌아섰다고 한다. 신규분양 과열 등이 여전히 불안요소이기는 하지만 서울지역 주택시장은 어느 정도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물길을 잡아가고 있는 추세다. 그동안 고강도 정책에도 잡히지 않는 집값에 고심하던 정부로서도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이제 정부는 지방 부동산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다. 급격한 가격 상승도 문제지만 집값 급락 역시 경제에 작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뜩이나 고용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집값 급락이라는 악재까지 더해지면 지방 경제는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확한 상황 파악이 필수다. 부동산 시장의 특성상 단순한 통계로는 잡히지 않는 위험 요소들이 많다. 지역별로 세밀한 위험요인 분석과 이에 따른 선제적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건설업계 역시 시장 상황을 무시한 밀어내기식 공급을 자제할 필요성이 있다. 마구잡이 식으로 사업을 벌려 놓고 문제가 터지면 ‘정부에 손을 벌리면 어떻게 되겠지’ 식의 무책임이 더 이상은 통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건설부동산부문 선임기자 d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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