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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카드사 수수료 인하 압박...고객피해로 돌아왔다

현대카드 '퍼플' 신규발급 중단

경비절감 위해 혜택 잇단 혜택 축소

눈치보던 대형사도 가세할 듯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실적 악화를 견디지 못하는 카드사들이 고객 혜택이 큰 카드를 잇따라 중단시키고 있다. 영세 가맹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수료 인하를 압박하면 결국 카드 고객의 혜택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프리미엄 카드 중 하나인 ‘더 퍼플 오픈 마일리지’에 대한 신규 발급을 오는 20일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이 카드는 사용액에 따라 이용금액 1,500원당 1마일리지를 적립해주고 적립된 마일리지는 모든 항공사의 이코노미석·비즈니스석 항공권으로 바꿔 구매할 수 있어 연회비 60만원에도 불구하고 고객의 인기를 끌었다. 현대카드는 표면적으로 제휴 기업과의 관계 변경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비용 부담 완화 등 줄어든 실적을 만회하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카드의 한 관계자는 “분담금 등을 놓고 항공사와 입장 차가 컸다”며 굳이 실적도 어려운데 카드사가 비용 부담을 져가며 혜택을 유지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연회비가 비싸지만 고객 혜택이 많기로 유명한데 실적 감소가 악화되면 추가 혜택 축소로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직장인 김모씨는 “항공사 마일리지는 각 항공사별로 쿼터(사용제한)가 있어 금방 매진돼 사용하기 힘들었지만 현대카드 더 퍼플은 오픈 마일리지 혜택이라 항공사 가리지 않고 마일리지 전환이 쉬웠다”며 “괜찮은 서비스 하나가 또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문제는 현대카드만이 아니라 전 카드사들이 고객 혜택 축소에 잇따라 나설 수 있다는 점이다. 수수료 인하로 실적이 줄자 고객 혜택이 많아 부담이던 카드부터 잇따라 구조조정에 나서면 고객들은 앉아서 그동안 누리던 혜택을 더 이상 누릴 수 없게 된다. 특히 하위권 카드사일수록 혜택 축소가 더 커 신규 고객 유치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실제 하나카드는 지난 1월 ‘2X(투엑스) 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하고 2월에는 ‘크로스마일 스페셜 에디션 카드’ 발급까지 중단하는 등 매월 한 개씩 혜택을 줄였다. 투엑스 카드는 6개월 이상 실적이 있는 고객에게는 결제금액 할인율을 두 배로 적용해줘 ‘베스트셀러’로 꼽히던 인기상품이었다. 크로스마일 카드도 카드 사용금액의 일정 비율을 국내외 항공사들의 마일리지로 전환해주고 공항 리무진 버스 티켓 제공 등의 혜택들을 줘 인기가 많았다.

KB국민카드 역시 ‘로블카드’에 대해 1월부터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대한항공 동남아시아 항공권을 예매하면 이코노미M클래스 항공권을 하나 더 주는 서비스로 인기를 끌었던 상품이다. 만든 지 오래돼 ‘베브5’라는 새 카드로 리모델링했다고 하지만 핵심인 ‘항공권 혜택’을 제외했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수입 감소가 몇 년째 이어지고 있고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 등 업계 영업 환경은 더 좋지 못하다 보니 예전만큼 소비자에게 매력적인 상품을 출시해 유지하기가 사실상 버겁다”고 잇단 혜택 축소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국내 8개 전업 카드사가 지난해 거둔 이익은 전년 대비 32%나 급감했다. 정부는 올 7월부터 소액결제가 많은 업종의 가맹점 수수료율을 평균 0.3%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카드사들의 혜택 축소는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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