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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서울포럼2018]"캠퍼스 없는 대학서 실용적 지식·경험…혁신을 가르칩니다"

켄 로스 '미네르바 스쿨' 亞 총괄 디렉터





“4차 산업혁명은 이미 현 교육 모델에 상담한 부담을 주고 있습니다. 전 세계 모든 학교는 감당하기 힘든 비싼 학비로 구시대적이고 비효율적이며 적절치 않은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사람들이 깨닫고 있죠. 과거에는 고등교육의 수요자들 역시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시각 역시 변하고 있습니다. 미네르바스쿨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들도 4차 산업혁명이 필요로 하는 교육을 시행하기 시작하고 지원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이런 변화는 고통스러울 수도 있지만 필수불가결합니다.”

‘서울포럼 2018’의 연사로 나선 미네르바스쿨 아시아 총괄 디렉터 켄 로스(사진)는 서울경제신문과의 e메일 인터뷰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새로운 교육 모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실용적인 지식과 경험 위주의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그가 몸담고 있는 미네르바스쿨은 이러한 철학에 입각해 철저한 ‘4차 산업혁명형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설립된 미네르바스쿨은 한 캠퍼스에서 4년간 수업을 듣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7개국을 옮겨 다니며 체험형 수업을 하는 것으로 유명세를 탔다.

미네르바스쿨은 기존 고등교육이 현시대와 지나치게 동떨어져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로스는 “단순한 추측이 아니라, 우리는 기존 고등교육의 큰 문제점들이 어디에 있는지 잘 알고 있다. 미네르바가 무엇이 그렇게 현저하게 다른지를 살펴보면 이러한 주요 차별화 요소 중 대다수가 기존 대학 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점들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대학은 ‘지식의 융합’ 불가능

다수에 동시 강의, 비효율적 형태

호화 학생회관·시설 등 돈 낭비도

4차 산업 맞는 새 교육모델 필요



그가 짚은 기존 고등교육의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로 콘텐츠 측면에서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로스는 “기존 대학에서는 지식을 다른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전이 가능한(transferable) 기술’을 가르치지 않는다”며 “현 시스템이 제공하고 있는 교과과정은 이제는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 누구나 쉽고 저렴하게 습득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꼬집었다. 둘째는 비효율적 강의 형태다. 그는 “여러 사람에게 지식을 동시에 전달하는 것은 인지과학에서도 증명된 비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그는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호화스러운 학생회관이나 스포츠 시설을 짓는 데 돈을 낭비하고 있다”며 “다양한 요인들로 미국의 대학 등록금은 지난 40년간 인플레이션보다 약 5배나 빠르게 상승했다. 미국 고등교육의 비용 증가와 가치 하락은 심각한 사회적 부담”이라고 비판했다. 2000년대 들어서만 사립대 평균 등록금이 64%, 국공립대 평균 등록금은 89% 치솟았지만 대학 교육의 글로벌 경쟁력은 하락하고 있는 한국 사회와 오버랩된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미네르바스쿨은 ‘세계를 위한 비판적 지혜를 양성한다’는 기치 아래 현실에서 유용한 실용적 지식과 경험 위주의 교육을 펼치고 있다. 그는 “미네르바스쿨의 수업은 학생 수 20명으로, 100% 소그룹으로 진행된다”며 “완전 능동적이고 토론을 기반으로 하는 세미나 형식으로 돼 있으며 전혀 강의를 하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이에 더해 학생들은 전 세계 7개 도시에서 현지 주민처럼 머물며 공공 부문이나 민간 기업과 관련한 장단기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는 체험학습을 한다. 미네르바스쿨은 전 세계 학생들에게 열려 있기 때문에 미국 교육기관임에도 학생의 약 80%가 타 국가 출신이다. 학비는 명문 사학의 3분의1 수준이다.



미네르바 스쿨은 온라인 강의로

능동적인 토론 기반…세미나 형식

세계 7개 도시 돌며 체험 수업도

엘리트 교육 체제 변화 ‘시간문제’



한국 대학에서도 오랫동안 그 필요성이 강조돼왔지만 형식적으로 전락한 ‘산학협력’은 미네르바스쿨의 최대 지향점이다. 로스는 “글로벌 몰입교육과 같은 요소들은 우리 졸업생들이 향후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체험이 목적”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우리 교직원들은 학생들 각자와 가깝게 지내면서 그들에게 멘토링을 제공하고 격려하며 인턴십 및 정규직 일자리에 연결해주고 있다. 이는 미네르바 졸업과 동시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평생 계속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미네르바 모델’이 과연 기존 엘리트 교육체제를 바꿀 수 있을까. 로스는 “시간문제”라고 자신했다. 그는 “19세기 후반에 독일의 연구 대학 시스템을 모델로 한 최초의 미국 대학인 존스홉킨스가 설립된 후 미국 일류대학들은 이에 대응해 단 10년 만에 자신들도 그런 형태로 완전히 탈바꿈했다”며 “사회는 미네르바가 세운 교육제도의 우수성을 반드시 인정하게 될 것이며 그때 가선 기존 고등교육 기관들도 어떻게든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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