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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전문경영체제 '갑질 논란' 종지부? 여론은 여전히 '싸늘'

"지켜봐 달라, 의미 있는 변화 있을 것" vs "눈속임에 불과"

"전문경영인 경영권 보장이 '관건'"…"법제 보완도 필요"

19일 대한항공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강서경찰서 수사관들이 수색을 마치고 건물에서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그룹 주력사인 대한항공에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전문경영인 체제가 과연 제대로 작동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그룹 총수인 조 회장과 장남 조원태 사장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는 상황에서 눈치 보지 않고 소신껏 경영에 집중할 환경이 되겠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특히 전문경영인으로 지목한 석태수 한진칼 사장은 조 회장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어서 ‘눈속임’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양호 회장은 지난 22일 최근 ‘갑질’ 논란을 빚은 차녀 조현민(35) 대한항공 전무와 2014년 ‘땅콩 회항’ 사건으로 경영에서 물러났다가 지난달 복귀한 조현아(44) 칼호텔네트워크 사장 등 두 딸을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시키겠다고 밝혔다. 조 전무의 ‘물벼락 갑질’로 시작된 파문이 일가 전체의 탈세 의혹으로 커지며 경찰과 관세청의 압수수색을 받고, 각종 비위 제보가 끊이지 않자 논란 열흘 만에 내놓은 수습책이었다. 조 회장은 최근 논란에 대해 사과하면서 이와 함께 사내 안팎의 요구에 부응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전문경영인 부회장직을 신설, 석태수 한진칼 사장(대표이사)을 보임하겠다고 발표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총수 일가와 직원 간 거리감에 생겼던 소통 문제 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계자는 “석 사장이 조원태 사장 윗선의 결재권자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석 사장은 1984년 대한항공으로 입사해 경영계획실장 상무(2003년), 미주지역 본부장 상무(2003년) 등을 지냈다. 2008∼2013년 한진 대표이사를 지냈고, 2013∼2017년 한진해운 사장을 맡는 등 그룹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대한항공은 석 사장을 “사원에서 시작해 그룹 전문경영인에 올라 직원에게 신뢰가 높은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석 과장이 승승장구한 것은 그가 ‘한진가 사람’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조 회장과 조원태 사장이 영향력을 발휘하는 상황에서 과연 석 사장이 전문경영인으로서 입지를 다질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전문경영인 도입 과정도 아쉬움이 남는다는 지적이다. 많은 기업이 전문경영인 선발시 경영능력을 검증하는데 초점을 맞추는데 이런 과정 없이 조 회장이 ‘낙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석 사장이 한진에서 성장한 인물이라는 걸 아는데 과연 한진 일가의 눈치를 안 볼 수 있겠느냐”며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이라는 말을 쓰려면 경영과 관련해 철저히 권한을 보장하는 가시적인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안진걸 시민위원장은 23일 “금융권의 경우 현재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이 조세포탈 등으로 처벌받은 경우 대주주 자격을 주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오너 일가라도 회사에 손해를 끼친 사람이라면 경영에 참여할 수 없도록 관련 법제를 개정해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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