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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가파른 美 국채 금리상승...증시 '잔인한 4월' 되나

■ 美 국채금리 급등 충격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장주

외국인 팔자에 장중 3%넘게 하락

코스피200변동성지수 5% 상승

"남북정상회담 등 호재도 존재

증시 변동성 커질 것" 전망도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3%를 곧 돌파할 것이라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박에 경기가 침체를 겪을 것이라는 비관론과 함께 증시도 역풍을 맞을 것이란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도 불안한 움직임을 보인다. 10년물 채권금리가 2.7%까지 치솟았다. 미국 장기물 금리가 4년 만에 3%대를 터치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2월 다우지수가 2,000포인트 이상 하락했던 악몽을 떠올리며 긴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채권 금리 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가팔라 검은 2월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은 호재와 악재가 뒤섞여 더 혼란스럽다. 한쪽에서는 채권시장이 경고를 보내고 있지만 또 다른 한쪽에서는 남북 정상회담으로 인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호재가 다가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슈가 뒤섞여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채권시장 투자자들은 전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3%를 터치하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 되던 저물가와 저금리 기조가 끝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변동 가능성이 채권시장에 먼저 반영되는 특성 때문이다. 특히 채권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도 증가하기 때문에 주식시장 상승세에 제동을 거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

문제는 미국 채권 금리 상승 속도다. 지난 2월 금융시장을 공포에 빠뜨렸던 당시보다 빠르다. 시장예상을 빗나간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시장에서는 10년물 금리가 연초 2.4101%에서 2월21일 2.9500%까지 급등했다가 이후 2% 후반대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였다. 하지만 예상이 빗나가며 4거래일만 봐도 19일 2.8668%에서 2.9757%로 상승 압력이 거세다. 2월6일 뉴욕증시는 채권 금리 급등에 대한 우려로 하루 만에 다우지수가 1,175포인트 하락하며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채권 금리 상승이 시장에 주는 학습효과로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국내 주식시장이다. 채권 금리 상승은 기업의 차입금리 상승, 부채에 대한 이자 규모 확대로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미국의 국채 금리 상승과 외국인투자가들의 매도세에 따라 전일보다 0.4% 떨어진 2,464.14에 마감했다. 이날 개인과 기관투자가들이 각각 2,711억원, 1,684억원씩 순매수했지만 외국인들이 4,388억원 규모로 순매도에 나서면서 증시 하락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장주가 장중 한때 3~4% 이상씩 하락한 가운데 이날 코스피200 변동성지수도 전일보다 5.15%나 상승했다. 그만큼 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움직임에 따라 시장의 향방이 바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초 미국 시장금리 급등에 따른 증시 급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미국 인플레이션 확대에 따른 장기 시장금리 급등이 연준의 통화긴축 강화로 이어진다면 외국인들이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시장의 비중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미 달러화 강세로, 원·달러 환율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두자릿수 오른 1,079원에 거래를 시작해 1,077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채권 금리 상승이 기폭제가 된데다 남북정상회담도 원화강세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 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은 더욱 상승여력이 있다”면서 “또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남북 정상회담도 원화 강세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요동치는 시장 속에서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가 더욱 확실시되면서 자금 유출도 잇따르고 있다. 단기자금 유출은 채권 시장을 중심으로 채권펀드 수익률 하락과 함께 설정액도 빠져나가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해외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1조1,926억원 감소했다. 연초 이후 해외 주식형 펀드 설정액이 1조3,000억원 불어난 것과 비교된다.

전문가들은 미국 채권 금리의 가파른 상승으로 인한 검은 2월이 재연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하지만 변동성이 확대됐다는 점에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김지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지표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FOMC의 금리 인상 횟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고, 미국 국채금리가 다시 올라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식시장에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요인도 남아 있다. 오는 27일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과 다음달 이후에 열릴 북미 정상회담이다. 두 회담에서 종전 협정, 한반도 비핵화 등에 관한 내용이 논의되면서 그동안 한국 증시의 발목을 잡았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외국인 자금의 국내 증시 유입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장기채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와 남북 정상회담 시 비핵화 의지 확인으로 인한 호재로 주식시장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보리·유주희 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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