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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디캐프리오 딱정벌레’





하와이 비숍박물관에서 일하는 생물학자 리처드 파일은 2016년 6월 해양생물의 보고인 하와이 국립해양보호수역을 탐사하다가 새로운 물고기를 발견했다. 주황색·금빛이 섞인 몸통에 파란 고리, 빨간 점 무늬가 있는 등지느러미를 가진 산호초 물고기였다. 이 생물의 이름을 뭘로 지을까 고민하던 파일은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대선 캠페인에서 사용한 로고가 이 물고기와 닮았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마침 오바마 대통령이 하와이 해양보호수역을 기존보다 4배나 확장하는 등 환경문제 해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던 점을 감안해 이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차원에서 물고기에 ‘오바마’라는 이름을 붙였다. 공식 학명은 ‘토사노이데스 오바마’다. 생물에 오바마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2년에도 테네시강에서 발견된 민물고기에 ‘에테오스토마 오바마’라는 이름이 붙었다. 학자들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던 오바마의 이름을 새와 거미·도마뱀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기생충에까지 붙였다.

신종 생물의 학명에는 발견자의 재량에 따라 대체로 유명인사나 지역의 이름이 붙는다. 여기에는 대통령뿐 아니라 팝 스타와 기업인의 이름까지 들어 있다. 미국 곤충학자 크리스천 톰프슨은 1997년 코스타리카에서 찾아낸 꽃등에 두 마리에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폴 앨런의 이름을 넣었다. 톰슨은 “소프트웨어의 발전으로 우리의 재능을 효율적으로 꽃피울 수 있게 해준 두 사람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작명 이유를 밝혔다. 2012년 카리브해에서 발견된 신종 갑각류에는 자메이카의 유명한 가수 밥 말리의 이름이 들어가기도 했다.



최근에는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에서 발견된 바다 딱정벌레에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의 이름이 추가됐다. 생물다양성 연구를 하는 네덜란드 민간연구기관인 택슨익스페디션스가 시민들과 새로운 종을 찾아내는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신종 수서(水棲) 곤충을 발견했다. 이 단체는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만들어진 리어나도디캐프리오재단의 설립 20주년을 기념해 ‘그로벨리누스 리어나도디캐프리오이’라는 학명을 붙였다. 인간들의 경제활동으로 난개발과 오염이 심화되는 가운데 환경보존을 위한 노력들이 눈물겹다. 모쪼록 우리나라에서도 이 같은 생물다양성 보존 활동들이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오철수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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