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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2 북미회담 전격 취소] 트럼프, 北 뒷통수 우려에 불신 증폭... "핵능력 사용않길" 경고장

■취소 배경은

'회담 실패' 리스크 커지자 조기 대응 나서

북측 잇따른 비난 성명 속 핵보유국 주장에

회담 사전 협의 소통 안되자 결국 공개서한

"언젠가 만나길 고대" 밝혀 대화는 이어갈 듯

도널드(왼쪽) 트럼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은 결국 무산됐다. 사진은 23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전용헬기 ‘마린원’에 탑승하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지난 18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1차 확대회의에 참석한 김 위원장의 모습.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기로 했던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것은 최근 북측이 2차례에 걸쳐 ‘회담 재검토’를 위협해 극도의 불신감이 비등한 것이 주요인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사상 첫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측이 미국의 고위 관료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면서 회담이 실패할 리스크가 고조되자 그에 따른 정치적 후폭풍을 우려한 미국 측이 회담 취소를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북측은 최근 대미 압박카드로 싱가포르 회담 준비 협의 요청에도 제대로 반응을 보이지 않으며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미국의 의구심을 키운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회담 취소 서한에 “언제가 만나길 고대한다”면서 북측과 대화 분위기의 불씨를 살려둔 만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당신을 만나길 매우 고대했지만, 최근 당신들의 발언에 나타난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으로 인해 지금 시점에서 회담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고 회담 취소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북미 회담 취소의 직접적 계기가 지난 16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북미회담을 재고려할 수 있다고 위협한 데 이어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24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을 강력히 비난하고 미국에 대한 위협적 표현을 서슴지 않은 것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백악관 관계자는 이날 “(최선희의) 펜스 부통령 비난이 인내의 한계이자 회담 취소 배경”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최 부상은 백악관이 회담 취소 서한을 공개하기 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 부통령 펜스가 (최근) 횡설수설하며 주제넘게 놀아댔다”고 강하게 비난하며 “우리를 회담장에서 만날지, 핵 대 핵의 대결장에서 만날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과 처신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오는 11월 중간선거 승리에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회담 실패시 엄청난 정치적 패배에 직면할 수 있다는 리스크를 북측의 돌변한 태도로 최근 깨닫던 참이었다고 폴리티코 등 미 언론들은 지적했다.

북미 회담의 실패 가능성과 함께 북측이 최근 두 차례 담화에서 핵 완성을 주장하며 핵보유국임을 시사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취소 서한에서 “(북한이) 핵 능력에 관해 이야기를 하지만, 우리의 것이 매우 거대하고 막강하기 때문에 나는 (우리의 핵 능력이) 절대 사용되지 않기를 신에게 기도한다”고 언급한 대목이 이를 뒷받침한다. 김 위원장이 더욱 분명한 비핵화 의지를 보이고, 만일 앞으로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는 대북 군사옵션이 뒤따를 수 있다는 경고장을 에둘러 보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미국 측이 최근 싱가포르 회담 준비를 위해 사전 실무회담과 고위급 회담 개최를 잇달아 북측에 요구했으나 북측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등을 핑계로 성실히 답하지 않은 것도 미측이 회담을 취소한 배경으로 꼽힌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싱가포르로 이동 및 수송 계획 등을 논의하고자 최근 며칠간 북측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앞서 북측이 억류 미국인 3명을 석방한 데 대해 ‘아름다운 제스처’라고 평가하며 북측과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강조하는 한편 “회담과 관련해 마음을 바꾸게 되면 주저 말고 전화하거나 편지해달라”고 밝혀 북미 회담이 추후 다시 열릴 가능성은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2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에서도 북미 회담 취소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도 “(싱가포르) 회담이 안 열리면 아마도 회담은 다음에 열릴 것”이라고 말해 북미회담 자체에 대한 희망은 지속해서 피력했다. /뉴욕=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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