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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국내 패밀리오피스 시장의 성장

김이동 삼정KPMG 상무




상속은 인간의 본능이다. 상속은 특정 가문의 생존전략이기도 하다. 유럽의 로스차일드 가문이 가족 간 혼인과 상속을 통해 부의 유출을 차단하고 가문의 사회적 지위를 유지한 것처럼 말이다. 서양에서는 가문의 부를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패밀리오피스(family office)다. 패밀리오피스는 특정 가족 또는 가문의 부를 투자, 운용하는 전문적 집단이나 회사를 말한다. 로스차일드·록팰러 등이 시초라고 볼 수 있다.

미국만 해도 상위 3,000개 패밀리오피스의 운용자산 규모는 약 1조2,0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경우 씨앤앰(현 딜라이브)을 1조4,600억원에 매각하고 에이티넘파트너스를 설립한 이민주 회장이 한국형 패밀리오피스의 1세대라 할 수 있다. 국내 패밀리오피스 시장은 여러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우선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은 사모펀드들이 주도하고 있고 이들 사모펀드는 소위 기업의 ‘오너’에게 대규모 현금을 지급하고 경영권을 인수한다. 기업을 매각한 오너는 큰 규모의 현금을 단순히 예금에만 넣어둘 수 없으므로 이를 적극 운용하게 된다. 에이티넘과 같은 별도의 패밀리오피스뿐만 아니라 대형 증권사의 패밀리오피스(PB·Private Banking, 센터로도 불림)도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패밀리오피스는 그 성격상 금융당국의 규제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전통적인 사모펀드나 자산운용사가 접근하지 못하는 영역의 투자를 적극 개척할 수 있다. 유망산업의 엔젤투자에서부터 해외 은행지분 인수에 이르기까지 제도권 금융사가 접근하기 어려운 시장을 발굴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최근에는 패밀리오피스 간 연합의 움직임도 보인다. 해외에서는 이를 멀티패밀리오피스(Multi-family office)라 하는데 한 가문의 자금 운용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다른 가문이 그 자금을 맡겨 함께 운용하는 형태이다. 록팰러 패밀리오피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에서는 대형 증권사의 패밀리오피스들이 유사한 구조로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

패밀리오피스는 그 경영자의 성향에 따라 다양한 투자전략을 구사한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어떤 패밀리오피스는 에너지·자원 등 수익률의 편차가 높은 투자 대상에 관심을 보인 바 있고 일부 고액자산가는 안정추구형으로 자산유형(주식·채권·대체) 분산을 넘어 달러·유로화 등 통화의 분산까지 시키는 고도의 포트폴리오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고액자산가들이 점차 늘어나고 이에 따라 국내 패밀리오피스 시장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15년 자녀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본인 재산의 99%를 기부하겠다고 선언한 마크 저커버그의 경우처럼 아름다운 기부와 사회책임투자도 함께 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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