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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펠라호텔 모든 예약 중단...상공엔 밤에도 헬기, 경비 '삼엄'

■'세기의 담판' 앞둔 싱가포르는 지금

직접 둘러본 카펠라호텔 내부…새단장 한창

남중국해 보이는 2층 비즈니스룸엔 가림막

바다 배경 뛰어나 정상회담 장소로 유력

시내 곳곳 보안카메라..."이렇게 많은 경찰 처음 봐"

서울경제신문 정영현 기자가 팔라완 해변 쪽에서 오는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카펠라호텔을 찍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팔라완 해변을 거닐며 비핵화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싱가포르=정영현기자




6·12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지로 확정 발표된 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싱가포르 센토사섬의 카펠라호텔을 지난 7일 늦은 밤에 찾았다. 이곳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12일 오전9시(현지시각) 비핵화 협상을 하는 곳이다. 대한민국의 운명이 결정되는 역사적인 장소가 된다.

센토사섬 전체가 짙은 어둠과 고요에 잠겨 있었지만 호텔 진입로 앞 보안요원은 경직된 자세로 오가는 차량을 계속 주시했다. 호텔로 향하는 차량에 대해서는 일일이 정차를 요구한 후 예약이 확인되는 경우에만 진입을 허용했다. 센토사섬 상공에서는 헬리콥터 비행 소리가 간간이 적막을 깼다. 호텔 바깥은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내부는 평소와 다름없이 일반 고객들의 연회와 만찬이 허용되고 있었다. 12인석 원형 테이블이 30개 정도 들어가는 그랜드볼룸에서는 푸른 조명 아래 한 글로벌 은행 싱가포르 본부의 시상식이 떠들썩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북미 정상회담 개최 전 카펠라호텔을 방문한 마지막 일반인 고객이 됐다. 이들의 연회 종료와 함께 호텔은 숙박은 물론 레스토랑·비즈니스룸·이벤트홀 등 호텔 내부 모든 시설의 예약을 전면 중단했다. 놀스·밥스바 등 호텔 내 레스토랑도 이날 밤까지 일반 손님을 받기는 했지만 대부분 정상회담 실무준비 차원에서 머물고 있는 미국 측 관계자들로 추정됐다. 호텔의 한 관계자는 “다이닝은 15일, 숙박은 16일부터 예약이 재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7일 늦은 밤(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의 직원이 호텔 외관을 정비하고 있다. 오는 12일 북미 정상회담 개최 장소로 결정된 카펠라호텔은 이날 저녁을 마지막으로 숙박·다이닝·이벤트 등 모든 예약을 중단했다. /싱가포르=정영현기자


8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 내부에 경찰 차량이 주차해 있다. 샹그릴라호텔 주변 도로에는 검문을 위한 임시 천막이 곳곳에 설치되고 보안검색용 카메라도 추가로 설치됐다. /싱가포르=정영현기자


비즈니스룸으로 향하는 2층 통로들은 짙은 색 가림막으로 차단돼 있었다. 주변에는 감시 카메라가 여러 대 설치돼 있었다. 이동이 허용되지 않아 직접 들어가 볼 수는 없었지만 호텔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곳 공간들은 센토사룸Ⅰ·Ⅱ·Ⅲ와 보드룸 등으로 명명돼 있었다. 전면이 통유리 창으로 설계돼 있어 남중국해를 훤히 내려다볼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라는 설명도 있었다. 정상회담 당일인 12일 날씨만 맑다면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마주 앉아 회담을 진행하는 장면이 연출될 수 있는 셈이다. 또한 각각의 비즈니스 공간은 개별로 사용할 수 있지만 상황에 따라 중간 벽면을 제거한 후 연결해 대형 공간으로 확장할 수 있다. 즉 단독 회담뿐 아니라 확대 정상회담 장소로도 손색이 없어 보였다.

2층 공간과 함께 4층의 라이브러리도 이미 폐쇄돼 있었다. 라이브러리에는 소파와 의자·테이블이 놓여 있고 외부를 바라볼 수 있는 창들로 둘러싸여 있다. 두 정상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어 보였다.

늦은 밤이었지만 팔라완 해변으로 이어지는 산책길 인근에서는 망치 소리와 함께 천막 설치작업이 한창이었다. 산책길은 팔라완 해변까지 이어지는 계단이었다. 일각에서는 북미 정상이 이 계단 산책길을 따라 해변까지 걸어가며 담소를 나눌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지만 두 사람이 나란히 걷기에는 폭이 좁고 구불구불한데다 경사가 가팔랐다. 또 싱가포르의 습하고 더운 날씨 탓에 한밤중에도 쉽게 땀이 나는 터라 대낮 산책과 담소는 사실상 어려워 보였다. 굳이 해변 독대 장면이 연출된다면 카트나 일반 차량을 이용해 해변 인근까지 이동한 후 산책하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쇼핑몰에 무장 경찰 6명이 한 조로 순찰 돌기도

샹그릴라·세인트레지스호텔 주변 철통 경비



8일 아침 다시 찾은 카펠라호텔 앞에는 카메라를 든 각국 취재진 여럿이 서성이고 있었지만 진입은 허용되지 않았다. 정상들의 숙소로 주목받고 있는 샹그릴라호텔과 세인트레지스호텔 주변도 이날부터 경비가 더욱 강화됐다. 도보로 10분 거리인 샹그릴라호텔과 세인트레지스호텔 주변에는 검문을 위한 대형 천막이 도로 곳곳에 세워졌고 보안 카메라도 여기저기에 추가 설치됐다. 샹그릴라호텔은 주차장 출입구 일부가 폐쇄되기도 했다. 호텔 내부 주차장에는 경찰차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특히 지난밤 김창선 북한 국무위 부장이 싱가포르로 다시 돌아와 세인트레지스호텔에 숙박하면서 주변 경비가 더욱 삼엄해졌다. 주요 호텔뿐 아니라 싱가포르 일반 번화가에도 경찰 인력이 대대적으로 배치됐다. 오차드로드의 대형 쇼핑몰에는 무장 경찰이 6명씩 조를 짜 순찰을 하기도 했다. 싱가포르에 12년째 거주 중인 한 교민은 “싱가포르에서 살면서 이렇게 많은 경찰을 한꺼번에 본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주요 경호시설이 아닌 일반 대중이용시설 주변에서는 굉장히 보기 드문 광경이라는 설명이다. 싱가포르 현지에서는 이번 북미 정상회담 기간 동안 사상 최대의 경찰·경호 인력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김 부장이 싱가포르 첫 방문 당시 투숙하면서 김 위원장의 유력 숙소로 주목받았던 풀러턴호텔은 카펠라나 샹그릴라·세인트레지스에 비해 보안이나 경계 분위기가 높지 않았다. 호텔 바로 앞이 관광명소인 마리나베이여서 오가는 사람들이 워낙 많은데다 지하 출입 통로도 여러 군데인 탓에 경호·보안과 관련해 부적합한 것으로 판단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마리나베이 인근 포뮬러원 경기장 건물에서는 전 세계 기자들을 맞을 준비가 한창이었다. 3,000명이 넘는 기자가 싱가포르 취재 방문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기장 1층에서는 기자들의 신원을 확인할 등록 데스크가 줄을 지어 설치돼 있었다. 미디어센터는 오는 10일부터 운영될 예정이다.
/싱가포르=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영상으로 보는 카펠라 호텔 주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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