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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 선임기자의 무기이야기] 국산 전투기라도 마음대로 개조 못한다

F-16·T-50 등 국내 생산 제품 불구
안전성 고려 저작권 업체 동의 받아야
설계·생산 韓기술인 KF-X만 개량 가능

문제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F-5E/F 제공호와 KF-16·T-50·KF-X(한국형 차기전투기)의 공통점은? 정답은 국산. 모두 국내에서 생산됐다. 두 번째 질문에는 가정이 들어간다. 우리가 다중위상배열레이더(AESA)를 개발했다고 치자. 4개 국산 전투기에 국내 개발 AESA 레이더를 장착할 수 있을까. 경우에 따라 다르다. 개발 중인 KF-X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기술이 충분하더라도 저작권에 걸린다.

가장 먼저 생산된 제공호부터 보자. 엔진을 삼성정밀이, 체계 종합은 대한항공이 맡아 지난 1982년부터 4년간 68대(단좌형 F-5E 40대, 복좌형 F-5E 20)를 생산했으나 우리 마음대로 개조할 권한이 없다. 단순 조립생산이기 때문이다. 우리보다 7년 앞서 같은 기종을 308기나 생산한 대만도 마찬가지다. 1·2차 합쳐서 140대가 생산된 KF-16은 단순 조립생산이 아니라 국내에서 주요 부품을 제작하는 면허생산이었지만 개조할 수 있는 권리는 전혀 없다.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로 세계 각국으로 팔려나가는 T-50의 개조도 제한적이다. 설계를 미국 록히드마틴사가 맡았기에 그렇다. 록히드마틴사 F-16 전투기의 다운그레이드 격인 T-50 설계에는 국내 연구인력도 참여했으나 개량하려면 록히드마틴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구성품이 적지 않다. 제값 주고 산 내 물건이라도 자동차와 달리 비행기는 부품 하나가 안전성과 직결되는 경우가 많아 개조나 개량에 까다로운 조건을 붙이는 것이 상례다. 더욱이 미국의 대외군사판매(FMS)로 구매한 품목이라면 개량은 거의 불가능하다.

새롭게 개발한 기술이나 부품을 이용해 기체를 개량할 경우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기종은 설계에서 생산까지 국내 기술진이 맡은 KF-X가 유일하다. 최소한 두 가지 양산단계(Block Ⅰ, Block Ⅱ)에서 개량이 진행될 예정이다. 전투기 개조기술 수출로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이스라엘처럼 우리도 개발과 개조·개량의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는 셈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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