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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올가미' 불똥...찬바람 부는 노원

안전진단 강화로 재건축 길 막히고

다산신도시 등에 전세수요도 뺏겨

거래절벽에 전세가율 70%대 붕괴

강남부동산 잡으려다 강북 죽을판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상계주공 5단지 전용면적 31㎡ 매물이 호가를 3,000만원 내려 3억7,000만원에 내놨는데도 일주일 넘게 문의조차 없는 걸 보면 이 동네 전체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지요. 이 가격에 예전 같으면 갭투자 문의가 빗발쳤을 텐데 3월 이후에는 전화조차 없네요.” (상계동 C공인중개 대표)

노원구 상계동을 중심으로 한때 ‘갭투자의 성지’라고 불리며 들썩거렸던 노원구 일대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잇단 규제에 고공행진하던 집값은 하락세로 돌아선데다 구리, 다산신도시 등으로 전세수요를 뺏기면서 전세가율이 70%대 아래로 떨어졌다. 결국 갭투자 수요는 빠른 속도로 이탈해 풍부한 전세 수요와 소형 면적 구성을 강점으로 ‘1억원이면 4채를 산다’고 하던 시절은 돌아올 수 없는 분위기다. 특히 16개 단지 4만여 가구가 사는 상계주공 아파트의 경우 올해 초 안전진단 강화로 재건축이 물 건너 가면서 매매 시장의 마지막 호재도 사라졌다.

17일 일대 부동산 업계는 “강남 부동산 시장 잡으려다 강북이 정말 죽는다”고 입을 모았다.

거래 절벽은 물론이고 전세 수요도 사라져 상계동에서는 이제 1억원으로 갭투자 할 수 있는 아파트가 거의 없다. 상계주공 7단지 전용 44㎡는 5월 3억5,100만원에 실거래됐고 같은 시기 전셋값은 1억3,000만원까지 떨어져 전세가율이 채 50%도 안 된다. 상계동 S 공인대표는 “2년 전에는 전세를 끼고 1억원, 지난해에는 1억5,000만원 정도 투자하면 살 수 있었지만 이제는 적어도 2억원은 갖고 있어야 한다”며 “지금 상계주공 7단지는 대출 없이 매입한 갭투자자만 남았다고 봐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역세권 매매가는 그나마 조금씩 오르는데 전세가는 2년째 제자리걸음이라 전세가율만 떨어지는 것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상계동 전세가율은 2017년 5월 70.5%에서 1년 만에 61.5%로 급락했다.



문제는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줄 요인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노원구 전체가 지난해 부동산 8.2 대책으로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역으로 지정되고 올해 초 안전진단 강화로 재건축 길도 막혔다. C공인중개 대표는 “4월 전 매매시기를 놓친 다주택자가 버티지 못하고 이번달부터 매물을 내놨지만 투기지역이라 살 사람도 대출이 걸려 굳이 재건축도 오래걸리는 상계동을 찾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창동차량기지 개발은 이미 가격에 선반영됐고 안전진단을 통과한 5단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재건축을 시작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H공인중개 대표도 “시장은 기대심리인데 이게 꺾이다 보니 김성환 전 구청장이 국회의원이 됐다고 해서 별로 달라질 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노원구와 함께 한때 ‘갭투자의 성지’로 불렸던 도봉구와 강북구도 전세 수요 이탈 상황은 마찬가지다. 8년째 방치 중인 창동민자역사를 비롯해 지역 성장동력이 없다보니 낙후된 동네 이미지만 강해지고 있다. 창동 S 공인중개 대표는 “지난해 3억5,000만원 가량에서 매매된 창동주공3단지 58㎡의 전셋값이 2억4,000만원까지 올랐지만 지금은 내부 수리를 한 집도 전세 보증금을 1억8,000만원밖에 받지 못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강남에 비해 강북 투자는 없고 재건축도 못하니 갭투자자들도, 주민도 떠나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 팀장은 “노원구의 경우 재건축 길도 막히고 다주택 규제책으로 앞뒤가 꽉 막혀 매수세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전세 하락이 매매가 상승세도 저지해 추가 갭투자 수요가 더이상 들어오질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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