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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꼴 날라...좌파에 등 돌린 콜롬비아

친시장 정책 내세운 우파 두케

대선서 54%로 사상 최다 득표

반군과 평화협정 수정 추진에

진보당 반발 정세 불안 우려도





콜롬비아 대통령선거에서 우파 성향의 이반 두케(사진) 민주중도당 후보가 당선됐다. 좌파 포퓰리즘 정권에서 경제가 파탄 난 이웃 나라 베네수엘라의 몰락이 콜롬비아 우파 정부의 경제적 치적을 돋보이게 하는 효과를 낳은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은 17일(현지시간) 대선에서 전체 99.9%를 개표한 결과 두케 후보가 54.0%를 득표해 41.8%를 얻은 좌파 성향의 구스타보 페트로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두케 후보는 이날 수도 보고타에서 지지자들에게 “모든 에너지를 국가 통합에 쓰겠다”며 국가적 단합을 강조했다.

두케 후보는 이날 선거에서 총 1,000만표 넘게 얻으며 콜롬비아 대선 역사상 결선투표에서 최다 득표한 인물이 됐다. 콜롬비아 국민들이 두케 후보에게 힘을 실어준 것은 우파 정당의 경제성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콜롬비아는 ‘핑크타이드(좌파 물결)’가 휩쓴 중남미에서도 줄곧 우파 성향의 정권이 이어졌다. 2010년 집권한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은 2012년 멕시코·페루·칠레와 개방적 경제공동체인 ‘태평양동맹’을 결성하고 2014년에는 외자유치 절차를 획기적으로 간소화한 인프라법을 도입했다.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도 적극 추진했다. 그 결과 콜롬비아는 지난달 30일 선진국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37번째 회원국이 되는 영예를 안았다. 좌파 정권하에서 경제가 침체된 브라질·베네수엘라 등 이웃 중남미 국가들과는 대조적이다.

두케 후보의 경제정책도 ‘정통적인(orthodox)’ 친시장 정책이다. 두케 후보는 원유 채굴과 광산 개발 확대, 세제 간소화, 법인세 인하, 정부 규제 철폐 등을 공약한 바 있다. 탈세를 엄단해 건강한 경제를 만들고 투자와 관련한 법적 모호성을 걷어내 외국인 투자의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콜롬비아와 국경을 접한 베네수엘라에서 50만명에 달하는 난민이 유입되며 콜롬비아 국민들이 경제침체의 고통을 피부로 느끼게 된 점도 두케 후보의 지지율을 높이는 요인이 됐다. 좌파 정권이 이어진 베네수엘라에서는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집권하는 동안 석유기업들이 강제로 국유화돼 경쟁력이 약화됐으며 석유 판매로 벌어들인 돈은 무상교육·무상의료 등 포퓰리즘 정책에 투자돼 재정이 불안해졌다. 2014년 저유가 국면이 시작되면서 베네수엘라는 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과 경제침체를 겪고 있다.

다만 두케 후보가 내전 당시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의 민간인 살인·납치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았다는 이유로 평화협정 수정을 예고하면서 앞으로 정치적 혼란이 따르는 점은 불안 요인이다. 진보정당들이 평화협정 수정에 강력하게 반발해 의회 차원의 반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콜롬비아 정부가 현재 제2반군인 민족해방군(ELN)과 평화협상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FARC와의 협정 수정은 정부에 대한 ELN의 신뢰를 흔들 수 있다. 일각에서는 옛 FARC 대원들이 반발하며 재무장에 나서 내전의 악몽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두케 후보는 평화협정이 지나치게 관대한 내용이라며 현재 정당 형태로 활동하는 FARC의 정치참여 제한을 주장하고 있다. 외신들은 두케 후보가 오는 8월 취임 이후 중범죄자의 정치참여 제한 및 특별전범재판소 구성을 추진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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