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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투명하게 한다더니…文 정부, 포스코 회장 선임 더 혼탁

'여권 실세 개입설' 터져 나와

"원점서 재검토" 목소리 커져

23일 최종후보 불발될수도

권칠승(오른쪽)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휘(가운데) 바름정의경제정의연구소 대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이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포스코 CEO 승계 카운슬에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포스코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을 둘러싸고 온갖 시도가 난무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포스코를 거덜 낸 적폐세력이 또 포스코를 움켜쥐려 하고 있습니다.”

포스코 차기 회장 최종후보 결정을 사흘여 앞둔 20일. 서울 여의도에서는 회장 선임 절차와 관련한 비판이 봇물 터지듯 나왔다. 급기야 선임 절차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후보 선정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난기류가 일고 있다.

정치권은 이날 포스코 회장 선임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후보가 어떤 경로를 통해 추천됐는지, 선정 기준은 무엇인지 어느 것 하나도 국민들께 투명하게 공개된 적이 없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도 경영난에 책임이 있는 인사, 관료 출신 인사, 이전 정권의 비리 연계 인사 등이 후보군에 포함됐다며 목소리를 더했다.

‘여권 실세 개입설’을 제기하며 선정 작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전 포스코 대외협력팀장이었던 정민우 국민재산되찾기운동본부 집행위원은 추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포스코 안팎과 결탁해 정준양 전 회장 시절 넘버 3인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사장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상왕으로 등극하려 한다는 말이 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 경제참모인 변 전 실장이 같은 부산고 출신인 박 사장을 뒤에서 지원한다는 얘기가 업계에서는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지만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처음이다. 정 위원은 이어 카운슬 절차를 멈추지 않으면 변 전 실장이 후보 선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정황을 담은 녹취록까지 공개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정치권의 이날 발언 이후 후보 선정 작업은 더욱 혼탁해지는 모양새다. 차기 회장 선정 작업을 맡은 포스코 CEO 승계 카운슬은 후보를 5명으로 압축한 뒤 오는 23일께 최종후보를 선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회장 선정을 둘러싼 잡음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가운데 카운슬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겠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최종 후보군에 의혹이 제기된 인사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의도와 상관없이 카운슬에 쏠리는 비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카운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최종후보 결정 논의가 길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공세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카운슬이 받는 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일부 정치권의 문제 제기가 카운슬의 문제점을 보완하려는 의도보다는 ‘자기 사람 심기’를 목적으로 한다고 보고 있다. 현재 후보 선정 절차를 문제 삼는 일부 세력은 부산고 출신의 또 다른 인사를 차기 회장으로 밀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 후보가 최종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판 깨기’에 나섰다는 얘기다. 재계 관계자는 “자기들이 밀어온 사람을 어떻게든 앉히려는 게 본 목적인 만큼 공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명분이 없으니 후보 선정 절차 자체를 문제 삼는 것 아니겠느냐”고 추측했다.

업계에서는 선임 절차를 둘러싼 잡음을 잠재우려면 결국 카운슬이 스스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애초 카운슬은 CEO 선임과 관련해 기존에 마련된 내부 선임절차를 엄정히 준수하면서도 국민의 기대를 감안해 폭넓게 의견을 수렴한 뒤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후보를 선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후보자와 선정 기준 등을 비공개로 하며 안팎에서 적잖은 비난을 받고 있다. 한 예로 후보 압축 과정을 하루 앞둔 11일 헤드헌팅 업체에 갑작스럽게 추가 후보 추천을 요청하면서 이미 내정된 후보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김우보·고병기·양지윤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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