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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최종구의 '부산행'...타이밍이 문제다

금융부 손구민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0일 부산을 찾았다. 현장을 직접 방문해 생산적 금융과 포용적 금융 등 정부의 핵심 금융개혁 과제를 설명하고 지금까지의 성과를 알리기 위해서다.

최근 구조조정으로 힘들어하는 조선 기자재 업체인 파나시아를 방문해서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저리의 정책금융을 동원해 조선산업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친환경 선박 건조를 위해 필요한 장치를 연구개발(R&D)하는 데 드는 비용에 대해서는 적극 지원해주겠다는 약속도 했다. 문현2동 주민센터를 찾아서는 주택금융과 서민금융 관련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했고 마지막으로 경성대를 방문해 청년창업 관련 금융지원을 적극적으로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듣는 입장에서는 최 위원장의 발언이 굉장히 달콤할 수 있다. 모르고 있던 제도를 금융당국 수장이 나서서 소개하는 것도 보기 좋은 일이다. 실제 저리로 소외계층의 서민에게 돈을 빌려줘 숨통을 틔우게 하고 기술력 있는 기업에 직접 투자하거나 대출해주는 것은 금융의 역할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 위원장의 부산 방문을 놓고 금융위 내부에서 뜬금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시의성도 전혀 없는데 부산행을 택했다는 것이다. ‘조선업 말고는 서민금융이나 주택금융, 청년창업과 별 연관이 없는 부산을 선택한 이유가 뭐냐’는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최근 치러진 지방선거 결과 야권 보수야당 성향이던 부산·경남이 진보여당의 압승으로 귀결된 것과 맞물리면서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금융위 내부에서는 최 위원장의 부산 방문 배경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금융위는 한 달 전에 부산 행사를 기획했고 지난주에 일정이 확정됐다며 오해의 소지를 차단했지만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최근에 위원장이 부산으로 내려간다는 얘기를 듣고 ‘갑자기 왜’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말했다. 현장에 참석한 현지 관계자들도 “지난주 수요일에 갑자기 금융위로부터 전화가 와 급하게 자리를 만들었다”며 “금융위 실무자들이 급하게 일정을 잡는 눈치였다”고 귀띔했다. 금융위가 한 달 전에 기획을 시작했다고는 하지만 구체적인 일정이 지방선거 직후에 급조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최 위원장은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부산은 서민금융과 주택금융사가 있어 대화하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했다. 서해안 쪽도 갈 계획”이라고 말했지만 궁색해 보인다.

일부에서는 다른 지역을 방문해도 됐을 것을 굳이 부산을 선택해 오해를 불러일으킨 게 조직을 위해 적절했느냐는 비판도 나온다. 국무위원인 최 위원장이 정무적 판단을 해야 했는데 오해를 자초하면서 금융위 전체가 ‘정치지향 조직’으로 낙인 찍힐 수 있다는 것이다.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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