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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내가 받을 최저임금, 오르긴 하는 걸까?

스톱모션으로 보는 최저임금의 세계

내년 최저임금은 과연 얼마로 결정될까





최저임금 맞춤 버거 만들기 ▲영상보기▲
국회가 합의하고 정부가 지난 5일 심의·의결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두고 진통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달 28일인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법정시한이 불과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최저임금위원회 회의는 근로자위원이 불참해 파행입니다. 노동계는 지난 20일에도 헌법재판소에 위헌청구소송을 내며 강력 투쟁 방침을 밝히고 있습니다.

어디서 갈등이 시작된 걸까요.

내년부터 사용자가 최저임금(기본급) 외에 따로 지급해 왔던 정기상여금과 식비, 교통비 등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할 수 있게 된 것이 이번 개정안의 핵심입니다. 지난달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개정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월 최저임금 25%를 초과하는 정기상여금과 7%를 초과하는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에 포함해 계산하게 됩니다. 2024년부터는 아예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전액을 최저임금으로 포함하기로 했습니다.



햄버거에 비유해볼까요. 지금까지는 패티 한 장, 치즈 한 장, 양상추 한 장으로 구성된 기본 버거, 즉 기본급이 노동자가 받는 최저임금 대상이었습니다. 정부가 최저임금을 올리면 그만큼 노동자들이 실제 받는 임금도 올라갔지요. 이에 더해 상여금·식비·교통비 등은 따로 받았죠. 이 수당들을 받고 나면 어느새 패티가 한 장이 더 늘어나거나 원하는 새우 토핑 등이 더 들어간 푸짐한 버거가 되는 형태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개정으로 내년부터 최저임금에 상여금, 식비, 교통비가 포함됩니다. 어라! 기본급이 높아지지 않더라도 최저임금은 저절로 올라가네요. 이전에도 기본 버거에다 새우 토핑 등을 얹어서 푸짐하게 즐겼는데 똑같은 버거를 줘 놓고는 더 큰 버거를 줬다고 생색을 내는 꼴이네요. 고사성어 ‘조삼모사’에 나오는 원숭이 취급을 하는 것도 아니고.

노동계는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산입범위 확대로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가 없어졌다”며 ‘최저임금 1만원’ 대선 공약을 내걸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알면 알수록 간단치 않은 최저임금의 세계. 내년 최저임금이 오른다 하더라도 과연 노동자들이 받는 최저임금은 오르는 걸까요, 아니면 정말 줄어들까요. 서울경제썸이 스톱모션을 이용해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 결국 일자리가 문제?

최저임금법 1조 ‘노동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으로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꾀한다’. 물론 소득불평등을 해소하는 목적도 있었죠.

최저임금 인상을 좋게 보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소득이 늘어나면 노동자들이 더 많은 소비를 하고 기업들은 제품 생산을 늘려서 나라 전체의 생산량이 늘어난다는 거죠. 경제가 성장하면 일자리도 늘어난다는 게 정부가 내세우는 소득주도 성장의 원리죠.



이렇게 이상적으로 굴러간다면 다행이겠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고용주 입장에서는 인건비가 늘어나면 고용을 줄이고 실직자가 늘어나다 보니 소비 여력이 줄고 기업들도 점점 생산량을 줄이면서 경제 전체는 성장이 둔화된다는 거죠. 결국 ‘일자리가 늘어나느냐, 줄어드느냐’. 이게 최저임금 논쟁의 핵심인 것 같습니다.

지금 상황은 어떨까요? 정부가 지난해 최저임금을 16.4% 인상하면서 일단은 정부에게 불리한 지표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저소득 가구의 소득이 사상 최대 폭으로 줄어들고 6개월 이상 장기실업자도 18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경기악화와 함께 최저임금 언저리에 있던 저소득층이 직격탄을 맞게 된 걸로 보이는데요.



#정부는 왜?

그럼 정부는 왜 최저임금법을 개편했을까요. 첫 번째 이유는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올라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실제 부담은 줄도록 하는 게 목적이었죠. 기존에 따로 지급하던 상여금과 각종 수당을 포함해서 일종의 ‘최저임금 천장’을 만든 거죠.

두번째는 고임금 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끔 장치를 만들었습니다. 사실 이전에는 기본급이 낮다는 이유로 고임금 노동자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제는 수당, 상여를 포함하고 나니 새 기준에서 이들은 제외 대상이 됐죠. 이렇게 해서 소득격차도 해소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생각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만족하지는 않습니다.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도 나름의 반대 논리가 있습니다. 자영업자들은 경제도 어려운데 최저임금 인상까지 혹을 달았다고 아우성이고요. 이들은 근로자들의 일하는 시간을 줄이는 등 자구책에 나서고 있습니다. 임시, 일용 노동자의 월급이 11개월 연속 줄었다는 통계청의 통계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죠.



#그래서 내 최저임금은 오르는 거야?

하지만 정부는 이 고비만 넘기면 장기적으로 소비가 늘고 일자리도 늘 거라는 설명을 합니다. 민주노총에서는 독일의 경우 2015년 최저임금이 도입된 후 ‘미니 잡(시간제 일자리)’이 20만800개 줄어들고, 사회보험이 적용되는 질 좋은 일자리가 71만3,000개가 늘어났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독일처럼 좋은 결과를 기대된다 하더라도 자영업자나 영세사업자, 저소득층 등에서 현실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과 속도 조절이 필수라는 얘기지요. 최근 최저임금 급등의 부작용이 속출하는 가운데 정책 방향을 놓고 또 다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요. 근로자들이 체감하는 최저임금 상승도 이뤄질까요? 최저임금 인상 결정 시한(7월 16일)이 한 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정혜진·강신우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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