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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뮤지컬 '웃는 남자'] '175억 대작' 걸맞은 완벽한 삼박자

제작기간 5년…높은 완성도 증명

압도적인 무대로 관객 사로잡아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속담이 뮤지컬 ‘웃는 남자’에는 통하지 않았다. 175억원이라는 ‘블록버스터급’ 제작비가 투입된 까닭에 제작 소식이 알려진 후로부터 업계와 관객들 사이에서는 이 작품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웃는 남자’는 EMK뮤지컬컴퍼니의 특기인 화려한 비주얼과 드림 캐스팅, 그리고 빅토르 위고의 동명 원작소설이 전하는 메시지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또 개막 이후 일본 라이선스 공연이 확정되는 등 ‘뮤지컬 한류’의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

우선 ‘웃는 남자’는 어린아이들을 납치한 뒤 기형으로 만들어 곡예단에 파는 범죄조직인 ‘콤프라치코스’에 납치돼 웃는 모양으로 찢어진 입을 갖게 된 18세기 영국 남자 그윈플렌(박효신·수호·박강현)과 앞을 보지 못하는 그의 연인 데아(민경아·이수빈)의 이야기를 그렸다. 둘은 유랑극단 두목이자 약장수인 우르수스(정성화·양준모)를 아버지처럼 의지하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그린 악극 ‘웃는 남자’를 관객들에게 선보이며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왕의 사생아인 조시아나 공작부인(신영숙·정선아)이 찾아와 그윈플렌을 유혹하면서 그웬플렌과 데아의 삶은 송두리째 흔들린다.





‘웃는 남자’는 5년의 제작 기간이 헛되지 않음을 증명하듯 화려하고 압도적인 무대가 단번에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특히 소년 그윈플렌이 얼어 죽은 엄마 품에서 울고 있는 아기 데아를 발견하는 도입부의 눈보라 장면만으로 완성도 높은 작품임을 곧바로 증명해냈다는 평가다. 이후 펼쳐지는 반원형 배경 장치는 무대 깊이에 따라 여러 겹의 입체 액자가 돼 사치스러운 귀족 세계와 그로테스크하지만 아늑하고 따뜻한 정이 넘치는 곡예단의 세계를 절묘하게 대비시킨다. 환상의 콤비로 알려진 ‘지킬 앤 하이드’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과 ‘레베카’ ‘엘리자벳’의 로버트 조핸슨 연출 역시 기대에 부응했다. 그윈플렌과 데아가 사랑을 속삭이는 ‘나무 위의 천사’ 등의 넘버가 귀에 쏙쏙 박혀 감동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또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의 가치를 깊이 있게 그려낸 원작을 그대로 살렸다. 특히 “부자들의 낙원은 가난한 자들의 지옥으로 세워진 것이다” 등의 대사는 온갖 ‘갑질’이 넘쳐나는 대한민국의 현실도 오버랩 돼 메시지의 씁쓸함이 배가된다.







화제를 모았던 박효신, 정성화, 수호(EOX 멤버) 등 ‘드림 캐스팅’ 역시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다. 2000년 ‘락햄릿’으로 뮤지컬에 데뷔한 이후 ‘엘리자벳’(2013)을 시작으로 ‘모차르트!’(2014), ‘팬텀’(2015·2016)을 통해 ‘뮤지컬계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 잡은 박효신은 이번에도 역시 최고의 티켓 파워를 자랑했다. 특유의 ‘소몰이 창법’이 뮤지컬에는 맞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뮤지컬 창법으로 완전히 전환한데다 연기력 역시 흠 잡을 데가 없다는 평가다. 특히 그가 뛰어난 가창력으로 관객들을 빨아들일 때마다 객석에서는 걸그룹에 환호하는 군부대를 방불케 하는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정성화 역시 ‘2017년 뮤지컬 티켓 파워 1위’의 명성을 확인시켰다. 투박하지만 따뜻한 유랑극단의 두목 우르수스 역을 맡은 그는 능청스러운 연기로 관객들에게 능수능란하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수호도 그윈플렌의 아픔을 서정적이면서도 강렬한 눈빛으로 소화해 아이돌 출신 뮤지컬 배우로 거듭날 것이라는 가능성을 높였다. 이 외에도 민경아, 이수빈은 가련한 데아 역을 맡아 아련하고 애틋한 첫사랑을 떠올리게 했으며 신영숙과 정선아는 공작 부인 역을 맡아 카라스마 넘치는 가창력과 연기력으로 관개들로부터 갈채를 받았다.

‘웃는 남자’는 오는 8월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 뒤 9월4일부터 10월28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로 옮겨 공연한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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