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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친서 오가도 안 변하는 北, 이래선 종전선언 못한다

남북미 사이에 대화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이렇다 할 성과도 없이 막을 내렸다. 이번 싱가포르 포럼에서 북미는 정상 간 ‘친서외교’로 대화의 끈을 이어가려 했으나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을 놓고 이견만 노출했다. 특히 국면전환의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됐던 남북·북미회담은 열리지도 못했다. 4·27 남북 정상회담과 6·12 북미 정상회담에서 조성된 대화 무드가 다시 교착상태를 맞고 있다.

한반도 문제가 꼬이는 것은 북한 비핵화와 체제보장의 선후관계를 둘러싼 북미 간 입장차이 때문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번 포럼 기간에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완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북한 측의 끈질긴 제재완화 요청에도 미국이 응하지 않는 것은 북한 비핵화가 진전되지 못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실제로 폼페이오 장관의 의회 증언에 따르면 북한은 아직 핵분열성 물질을 계속 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와 동창리 미사일시험장 폐쇄에 진정성이 있다면 북한이 핵물질을 생산할 이유는 없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 정부의 스탠스다. 청와대는 4·27 판문점선언 100일을 맞아 배포한 자료에서 “국민들이 전쟁의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나면서 평화가 일상화됐다”고 자평했다. 문제는 전쟁의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서는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핵을 머리 위에 이고 평화 타령을 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연내 종전선언도 신중할 필요가 있다. 종전선언은 평화체제 전환과 주한미군 철수 등을 동반하는 엄청난 조치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 비핵화라는 전제조건이 먼저 충족돼야 한다. 이걸 놓아두고 종전선언부터 서둘러서는 안 된다. 정부가 진정 국민 삶에서 평화의 일상화를 원한다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조바심부터 버려야 한다. 대북 제재완화와 종전선언은 북핵이 제거되는 것을 보면서 추진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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