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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銀 은산분리 족쇄 푼다]文 "인터넷은행 규제혁신, 고인 저수지의 물꼬트는 일"

"현 제도가 신산업 성장 억제하면 새롭게 접근해야"

'금산분리 원칙 준수' 공약 파기 논란도 정면 돌파

"혁신과제 지속적 발굴" 금융위·금감원 역할 당부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서울시 중구의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규제 혁신 현장방문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현장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지속적으로 혁신과제를 발굴하라”고 주문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7일 연설을 보면 인터넷전문은행 규제 완화가 결국 혁신성장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혁신성장을 위해서는 유망한 벤처기업에 자금이 흘러가야 하는데 기존의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등 ‘땅 짚고 헤엄치는’ 사업에만 몰두하고 있어 인터넷은행이라는 ‘메기’의 활성화를 통해 혁신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문 대통령은 “인터넷은행 규제 혁신이야말로 고여 있는 저수지의 물꼬를 트는 일”이라며 “금융 분야와 신산업의 혁신성장으로 이어져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새로운 물줄기가 될 것이다. 인터넷은행 규제 혁신은 강력한 혁신성장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매달 규제혁신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하겠다. 한 달에 한 규제씩 매듭을 짓겠다”고 말한 후 첫 행보로 인터넷은행 규제 완화에 나선 것도 결국 금융을 개혁해야 혁신성장으로 가는 길도 열린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인터넷은행은 기술융합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새로운 금융상품과 서비스 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정보기술(IT), 연구개발(R&D), 핀테크 등 연관산업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금융권 전체의 경쟁과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인터넷은행 은산분리 완화가 대선공약 파기라는 지적에도 대응하며 규제혁신의 의지를 보였다. 현재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금산분리 원칙을 준수하겠다고 공약했으므로 이번 행보는 약속을 어긴 것이라고 꼬집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은산분리는 우리 금융의 기본원칙”이라면서도 “그러나 지금의 제도가 신산업의 성장을 억제한다면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 은산분리라는 대원칙을 지키면서 인터넷은행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을 넓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인터넷은행에 한정해 혁신 IT 기업이 자본과 기술투자를 확대할 수 있어야 한다”며 “물론 대주주의 사금고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주주의 자격을 제한하고 거래를 금지하는 등의 보완장치가 함께 강구돼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은산분리 완화의 최대 리스크는 은행이 대기업의 사금고가 돼 위기 때 은행에서 고객의 자금을 빼간다는 것인데, 이를 막을 보완장치를 하는 범위 내에서는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인터넷은행에 대한 규제 혁신은 은산분리라는 기본원칙을 확고히 지키면서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일”이라며 “규제방식 혁신의 새로운 사례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6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강조한 ‘실사구시적 규제혁신’에 시동을 걸었다는 의미도 된다.



이날 문 대통령은 기존 금융산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그간 금융산업의 시장구조는 기존 금융사를 중심으로 굳어져왔다. 이미 시장에 진입한 금융사들은 경쟁과 혁신 없이도 과점적 이익을 누릴 수 있는 반면 혁신적 아이디어를 가진 새로운 참가자들은 규제장벽으로 진입 자체가 어려웠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금융혁신을 절실히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의 역할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금융 분야의 여러 기관과 금융사들이 긴밀하고 조화롭게 협업해야 금융혁신이 성공할 수 있다”며 “금융감독기관은 각자 맡은 역할에 충실한 가운데 금융권이 자칫 기득권과 낡은 관행에 사로잡히는 일이 없도록 금융혁신과 경쟁촉진 노력에 박차를 가해주기 바란다. 현장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지속적으로 혁신과제를 발굴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인터넷은행 전세자금대출 등도 직접 시연하며 활성화에 힘을 실었다. 행사장인 서울시청에 마련된 카카오뱅크 부스를 찾아 주말·휴일에도 전월세보증금을 대출해주는 서비스를 시연했다. 직장인은 주말이나 휴일을 이용해 이사를 가는 경우가 많은데 기존 은행들은 휴일에 점포를 닫아 전세자금대출을 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은 이런 단점을 보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케이뱅크 부스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즉석에서 계좌를 개설하는 서비스를 시연했고 핀테크 업체인 페이콕을 찾아 QR코드로 간편결제를 해보기도 했다. 이 외에도 문 대통령은 인터넷은행 실제 이용자의 후기도 경청했다. 엄성은(55)씨는 “자녀가 해외유학 중이어서 수시로 해외송금이 필요한데 인터넷전문은행을 이용한 후 수수료 부담이 5분의1에서 10분의1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소개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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