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예고대로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똑같은 규모의 관세 부과로 맞불을 놓았다.
중국 상무부는 8일 성명을 통해 “오는 23일부터 16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대상 품목은 원유·석탄·자동차·의료장비 등 333개 품목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번 조치는 7일(현지시간) 트럼프 정부가 23일부터 16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맞대응 조치로 풀이된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6일 중국산 제품 340억달러어치에 관세를 매긴 데 이은 추가 조치”라며 “무역법 301조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USTR은 업계 공청회를 거쳐 추가 관세 부과 품목을 당초 284개에서 279개로 일부 줄였지만 부과 품목에 중국 정부가 ‘제조 2025’ 정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반도체를 비롯해 전자·화학·철도차량·오토바이·증기터빈 등이 포함돼 중국의 거센 반발이 예상됐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추가 관세 조치에 대해 “매우 불합리한 관행”이라고 비판하며 “이번 보복관세는 중국의 정당한 이익과 다자간 무역 시스템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중국이 트럼프 정부의 추가 관세에 똑같은 규모의 미국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히면서 미중 간 무역전쟁은 앞으로 더욱 가열될 것으로 우려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도 추가로 25%의 관세 부과를 검토하도록 USTR에 지시했으며 중국도 이에 맞서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로 맞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의 지난 7월 대미 흑자 규모는 전달보다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해관총서는 달러 기준으로 7월 대미 흑자 규모가 280억9,000만달러를 기록해 6월의 289억달러보다 다소 줄었다고 밝혔다. 미중 무역갈등의 영향으로 수입액이 크게 늘어난 탓에 전체 무역흑자 규모도 감소했다. 달러 기준 중국의 7월 수출은 12.2% 늘어 시장 전망치(10%)를 소폭 웃돌았지만 수입액이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12.5%)를 크게 상회해 무역흑자는 전달(414억7,000만달러)을 크게 밑도는 280억5,000만달러에 그쳤다.
대미 무역 흑자폭이 줄어든 데 대해 미중 무역갈등을 의식한 중국 당국이 관리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무역갈등의 영향이 서서히 중국 무역수지 지표에 반영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이 확산되는 분위기에서도 중국의 흑자폭이 급감하지는 않은 만큼 중국 당국이 외환과 금융시장 정책에 당장 직접 개입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다. /뉴욕=손철특파원 베이징=홍병문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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