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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 싫어!""칼퇴 보장!"…'반란' 두드리는 사내게시판

"야, 너, 임마라는 말 하지 마십시오"

대기업 낮은 연차 직원들

부조리 사내문화 고발 게시글 잇달아





“부장님들께 고(告)합니다. 후배들에게 ‘야, 너, 임마’라고 부르지 마십시오.”

지난 2일 한 대형 항공사의 사내게시판이 발칵 뒤집어졌다. 자신을 입사 7년 차 대리라고 밝힌 한 직원이 부하직원을 대하는 상급자의 태도를 지적하면서 이른바 ‘꼰대’ 문화를 타파하자는 장문의 글을 올린 것이다. 그는 “여직원에게 분위기 좀 띄워보라고 성차별 발언하지 마십시오”와 “퇴근하려는 직원을 붙잡고 잔소리하지 말라”고 지적하면서 사내 문화 개선을 위해 용기 내 글을 올린다고 밝혔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기업 사내 게시판에 불합리한 조직문화를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게시글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작성자는 주로 대리급이나 신입사원과 같은 낮은 연차가 대부분이다. ‘힘들어도 무조건 참고 견디는 게 회사생활’이라는 기존 통념을 거부한 이들은 직장 내에 만연한 갑질 문화를 비롯해 부조리한 현실을 지적하면서 개선을 적극적으로 요구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한 금융회사 게시판에 올라온 신입사원의 글이 화제를 낳기도 했다. 글쓴이는 과도한 실적 압박과 빠듯한 점심시간, 불합리한 당번제도 등 회사의 경영방식과 조직문화에 대해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고 개선을 요구했다. 특히 신입사원의 휴가 사용에 대해 “‘우리 때는 안 그랬는데’ 하는 생각보다는 노동환경이 좋아지고 있다는 생각으로 격려해주셨으면 좋겠다”면서 “이런 문화가 정착돼야 워라밸(일과 삶 사이의 균형)에 영향을 미치고 더 나은 조직문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 같은 게시글을 바라보는 동료 직장인의 시각은 둘로 갈렸다. 한 직원은 “회사에 오래 앉아서 자리 지키는 게 충성이라고 생각하던 때는 그야말로 과거”라며 “근무시간에 알차게 일해 성과를 내면서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회사가 되면 좋겠다”고 공감을 표시했다. 반면 다른 직원은 댓글을 통해 “신세대라는 타이틀에 취해 나이 많은 선배 직원들이 꼰대로만 보인다면 그 시각 또한 잘못된 것은 아닌지도 되짚어봐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사내 게시판이 일방적인 주장이나 개인에 대한 허위사실을 확대 재생산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대기업 직원들 사이에서는 사내 게시판의 긍정적 역할이 점차 강조되는 분위기다.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사내 게시판을 별도 관리팀에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좋은 의견이 있으면 수렴하고자 노력한다”면서 “점점 더 사내 구성원의 의견을 무시하지 못하는 추세”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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