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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금융의 실패...청년희망펀드 신규가입 중단

박근혜 前 대통령 1호 기부 화제
한때 가입자 9만 달하다 감소세
현 정부들어 무관심에 유명무실

  • 김기혁 기자
  • 2018-08-27 17:38:29
  • 여신
코드금융의 실패...청년희망펀드 신규가입 중단

은행권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1호 기부자로 나섰던 청년희망펀드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은행들이 신규 가입을 중단했으며 기존에 모인 기부금은 청년희망재단으로 편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년희망펀드는 전형적인 ‘코드금융’의 사례로 더 이상 정권의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금융권이 동원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13개 은행에서 청년희망펀드의 신규 가입이 중단된다.

청년희망펀드는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의 주도하에 청년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제정된 공익신탁으로 쉽게 말해 일종의 기부금이다. 공익신탁이란 은행이 공익사업 추진을 위해 가입자가 맡긴 돈을 운용하는 구조다. 가입자는 기부금의 15%까지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원금과 운용수익을 돌려받을 수 없다.

박 전 대통령은 펀드가 출범할 당시 1호 가입자로 나서며 이 사업에 힘을 실었다. 재계에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200억원),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150억원),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70억원), 최태원 SK그룹 회장(60억원) 등이 거액을 기부해 이를 청년희망재단에서 관리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일반 금융소비자를 대상으로 펀드 가입을 끌어들이며 활성화에 일조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 사업은 유명무실화됐다. 지난해부터 가입자는 거의 늘어나지 않으며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청년희망펀드에 가입한 계좌 수는 2015년 9월 말 5만998개, 2016년 9월 말 9만3,175에 달했지만 이후 2017년 9월 말 9만3,303개, 이달 말 9만3,353개로 가입자가 뚝 끊겼다.

은행들이 신규 가입을 중단하면서 은행연합회는 청년희망펀드와 관련한 사업권을 청년희망재단으로 이관하기로 했다. 현행 공익신탁법에 따라 신탁을 수탁한 날로부터 3년 이내에 공익사업에 사용돼야 하기 때문에 은행권이 완전히 손을 떼기로 했다는 게 은행연합회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13개 은행이 공익신탁으로 운용했던 청년희망펀드 438억여원은 청년희망재단의 기금으로 완전히 편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청년희망펀드는 박근혜 정부의 코드금융의 대표적인 사례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정책 목표를 위해 금융권이 동원됐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 당시에도 서민의 자활·재기 의지를 높일 목적으로 ‘미소금융’ 사업을 시작해 정권 마지막 해인 2012년까지 목표액의 절반인 1조원이 모였지만 이후로는 모금액이 급감했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서민 지원 등을 내세워 반강제로 기부금을 출연했다”면서 “특히 청년희망펀드는 가입이 부진할 때면 직원이 할당량을 채우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고 털어놓았다.

전문가들은 현 정부에서는 이 같은 관치금융의 역사가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최근 시중은행들이 정부의 정책 상품으로 출시된 청년 우대형 청약통장을 두고 실적 경쟁을 벌이는 것도 금융권이 정부의 코드에 부응하기 위함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금융권이 자발적으로 사회공헌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는 프레임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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