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허위 학술단체 ‘와셋(WASET)’과 ‘오믹스(Omics)’에 참가한 국내 대학·연구기관 소속 연구자는 1,317명이다. 이 중 2회 이상 참가한 연구자도 180명이나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는 전국 238개 대학, 4대 과학기술원, 26개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와셋 및 오믹스 참가 실태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조사대상 기관의 40%인 108개 기관 소속 연구자들이 두 학회에 참가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83개, 출연연 21개에 4대 과기원은 모두 포함된 수치다. 대학 중에서는 서울대와 연세대에서 각각 88명, 82명의 연구자가 이들 허위 학술단체에 참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이스트에서는 43명이,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는 26명이 참가했다.
가짜학회는 영리 목적의 부실학회로, 논문 발표·출판 등 학회의 형식만 따온 것이다. 최근 정부 R&D 지원을 받는 대학·연구기관 연구자들이 이들 학회에 참여하고 이를 실적으로 보고하는 등 세금 낭비에 악용해온 것으로 드러나 큰 논란이 됐다. 과기정통부와 교육부는 이에 기관별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와셋과 오믹스 참가자에 대해 조사했다. 조사 결과 연구윤리 및 직무규정 위반행위가 적발된 경우에는 징계 조치가 취해졌다.
정부는 각 기관의 조사와 처분이 미진한 경우 조사를 다시 진행하도록 하고 결과를 기관평가에 반영해 정부 연구개발(R&D) 참여제한 등 기관 단위로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연구비 부정사용자와 연구부정행위자의 경우 한국연구재단의 정산 및 검증을 거쳐 추가로 참여제한과 연구비 환수 등 정부 R&D 제재처분을 부과할 계획이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연구비 유용 또는 연구부정이 드러날 경우 정부가 엄정하게 조치하고, 이른 시일 내 ‘과학기술인의 건강한 연구문화 정착 방안’을 확정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하 과총)는 ‘연구윤리 재정립을 위한 대토론회’를 열고 최근 사태에 대해 논의했다. 최희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장은 “미국의 경우 연방거래위원회가 오믹스를 기소해 작년 서비스 예비 금지 판결을 끌어냈고 독일 헬름홀츠협회는 올해 허위 학술 출판사에 대한 법적 대응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세계 각국이 이에 대해 대응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명자 과총 회장은 “연구윤리 정착을 위해서는 학회의 자구적 노력과 적극적인 참여가 열쇠”라며 “과총은 내년도 학술활동지원사업 기준에 윤리 관련 항목을 적정하게 반영하는 등 제도 보완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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