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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소리 나도…家花萬事成

SNS 통해 '집 공개' 빈번해지고

비싼 집값에 "이사 대신 꾸미기"

하이엔드 인테리어시장 급성장

30평대 아파트 공사에 1억 훌쩍

한샘·현대리바트 패키지 인기





집을 꾸미기 위해 수억원씩 지출하는 하이엔드 인테리어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기존 주택은 노후되고, 주택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일명 ‘집스타그램’ 인기 등에 힘입어 ‘내가 살고 있는 집이라도 잘 꾸미고 살자’는 인테리어 수요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택을 보수하는 리모델링을 넘어 집을 꾸미는 스타일링이 더해지면서 1인 디자이너 중심의 아틀리에와 기존 가구 업체들이 새롭게 진입한 인테리어 서비스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4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행하는 ‘KB 지식비타민’에 따르면 국내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지난 2000년 9조1,000억원에서 2016년 28조4,000억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으며 2020년에는 41조5,0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테리어 시장의 성장은 디자이너가 1~2명인 아틀리에 형식의 하이엔드 인테리어 전문업체의 증가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주택 인테리어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위치한 시공업자가 주로 담당했다. 이들은 보수를 목적으로 했기 때문에 부엌·화장실 등의 시공과 철거나 벽지·바닥재 등 마감재 교체가 주가 됐다. 하지만 실내 디자인을 전공한 디자이너의 아틀리에 업체는 ‘스타일링’을 추가한다. 예를 들어 낡은 부엌이나 벽지를 교체하는 것을 넘어 2~5주간의 상담을 거쳐 어느 부분에 어떤 몰딩을 추가할지, 어떤 조명과 가구를 어디에 어떻게 배치할 지, 어떤 콘셉트와 색상을 선택할지 등을 함께 챙기는 식이다. 이 때문에 공사 기간도 최대 6주에 달한다.

하이엔드 시장은 평당 최소 200만~300만원에 형성돼 있다. 평균 아파트 인테리어 비용이 100만~130만원인 것을 고려할 때 두 배에 달한다. 다만, 여기에는 가구나 조명 등의 구입에 쓰이는 비용은 제외돼 30평대 아파트의 경우 인테리어 비용이 1억원을 훌쩍 넘는다. 홈스타일링 플랫폼 업체인 박혜연 홈리에종 대표는 “과거에는 리모델링 회사나 아파트 단지 상가 내 시공업체 외에는 별다른 선택권이 없었지만 아틀리에의 급증으로 고급 인테리어 시장이 전보다 대중화됐다”며 “하이엔드 업체는 평당 최소 200만원 이상을 받는 곳들로 최근에는 옐로플라스틱과 카민, 한성아이디, 817디자인스페이스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한샘은 가족 구성원의 생애주기에 맞춘 ‘리하우스 패키지’를 선보였다. 한샘 리하우스 패키지는 다양한 인테리어 스타일과 이에 어울리는 가구와 소품 등을 한 번에 추천하는 서비스다. /사진제공=한샘


업계는 하이엔드 시장의 성장을 소셜미디어와 연결 짓는다. 손님을 초대하지 않는 이상 집을 공개할 일이 없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인스타그램 등에 집을 공개하는 일이 가능해지면서 ‘집 꾸미기’에 대한 욕구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김지영 비하우스 대표는 “과거에 타인에게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요소가 자동차와 옷이었다면 이제는 여기에 집이 추가되면서 나만 예쁜 게 아니라 내가 속한 배경도 예뻐야 한다는 인식이 커졌다”며 “인기 카페가 손님들이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을 만드는 것도 이처럼 공간에 대한 의미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인스타그램에서 ‘집스타그램(집+인스타그램)’은 230만개가, ‘홈스타그램(홈+인스타그램)’은 150만개의 글이 검색된다.

에넥스가 선보인 커스터마이징 주방이 가능한 ‘키친 팔레트 시리즈’. 에넥스는 올 하반기부터 도어 형태부터 컬러, 손잡이)를 선택해 원하는 대로 조합할 수 있는 키친 팔레트를 선보인다. /사진제공=에넥스




낡은 아파트의 증가와 가격 상승도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2016년 기준 20년 이상 된 주택은 45.7%에 달했다. 반면 아파트 가격은 꾸준히 상승했는데, 서울 아파트의 가격은 지난달 처음으로 7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집값의 10%를 인테리어로 지출하면 적합하다는 말이 있는데 집값이 워낙 오르면서 인테리어에도 이 정도는 투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고객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10억원을 넘어서는 아파트가 많아지면서 인테리어에 1억원 이상을 지출하는 것이 낯설지 않게 됐다는 의미다.

비하우스가 인테리어한 서울 삼성동 아파트의 주방과 거실 /사진제공=비하우스


이 같은 성장세에 가구 등 관련 업체도 인테리어·홈스타일링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한샘(009240)은 올해 초 ‘한샘 리하우스 패키지’를 선보였는데, 출시 6개월 만에 매출 100억원을 넘어섰다. 한샘 리하우스는 다양한 인테리어 스타일과 이에 어울리는 가구와 소품 등을 한 번에 추천하는 서비스다. 현대리바트(079430)는 지난해 미국 홈퍼니싱 기업인 ‘윌리엄스 소노마’사 4개 브랜드의 국내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특히 주방 교체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까사미아는 주방 인테리어 전문 브랜드 ‘씨랩키친’을, 에넥스(011090)는 ‘키친 팔레트 시리즈’를 내놓았다. 에넥스의 키친 팔레트 시리즈는 국내 주방 브랜드 최초의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으로, 도여 형태부터 컬러, 손잡이 등 소비자의 취향에 따른 일대일 맞춤 주방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 욕실 시공 기업인 대림바스도 홈 인테리어 브랜드 ‘대림디움’을 론칭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테리어 시장의 성장세에 의문을 제기한다. 강남 3구나 판교 등의 부촌에서 수 억 원을 지출하는 것과 달리 신혼부부나 1인 가구 등은 적은 비용이 드는 셀프 인테리어나 스타일링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박준호 인클루드디자인 대표는 “경기 불황으로 인해 신혼부부 등 실리적인 소비를 하는 이들은 신혼집이라는 이유로 과한 인테리어를 하기보다는 적은 비용이 드는 커튼 등 스타일링에 초점을 맞춘다”며 “다만 상업공간의 경우 경기 불황으로 교체가 빨라지면서 인테리어 수요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에 인테리어 시장 자체가 축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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