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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운동장 IT강국 韓의 그늘]네이버·카카오 망 이용료 1,000억...글로벌CP 트래픽 늘어도 배짱'

<하> '통신망 무임승차'하는 글로벌IT

이통사 매년 망 확충에 막대한 금액 쏟아붓지만

구글 등 5G시대서도 무료혜택땐 국내 기업 타격

국내에 서버 설치 의무화 등 역차별 해소 나서야





‘1,000억원 VS 0원(?)’

구글과 페이스북·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사업자(Contents Provider·CP)들의 망 이용 ‘무임승차’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CP들이 국내 통신망을 통해 많은 수익을 내고 있지만 제대로 된 망 이용 대가는 지불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국내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035720)가 지급하는 망 사용료는 총 1,000억원 이상이지만 글로벌 CP사의 경우 거의 내지 않는 등 액수조차 파악하기 어렵다. 특히 5세대(5G) 시대에서도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인 이동통신사들이 비용을 들여 5G망을 구축해놓으면 글로벌 CP들이 무료로 혜택만 받는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무임승차 논란 사는 유튜브=최근 글로벌 CP들의 영향력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샌드바인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트래픽 점유율 1위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넷플릭스로 14.97%를 차지한다. 유튜브 역시 전 세계 트래픽의 11.35%를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유튜브를 보는 시간은 네이버의 2.5배에 달한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애플리케이션 사용 시간 1위는 유튜브로 333억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2·3위는 카카오톡과 네이버로 각각 199억분과 136억분이다. 페이스북 역시 40억분으로 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CP들이 유발하는 트래픽 양 순위와 통신사에 지불하는 망 사용료 규모는 정반대다. 국내 업체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2016년 기준 약 730억원, 300억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리카TV도 150억원가량을 지급했다.

반면 글로벌 CP들이 지불하는 망 사용료가 얼마인지는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존 리 구글코리아 사장은 10일 국정감사에서 즉답을 피한 채 “망 사용료는 본사 담당 직원과 논의해 (공개 여부를) 준비할 수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식으로 시간 벌기에 나서기도 했다. 통신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글로벌 CP들의 망 사용료가 무임승차에 가까운 수준이라는 전언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구글과 유튜브는 국내에서 망 이용 대가를 거의 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페이스북의 경우는 한층 더 점입가경이다. 이 회사는 2016~2017년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032640)와의 망 사용료 협상 과정에서 접속 경로를 임의로 변경해 속도를 지연시켰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가 3억9,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지만 페이스북은 반성의 태도를 보이기보다는 곧바로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며 우리 당국에 정면으로 대들고 나섰다. 해당 소송은 아직 진행 중이다.

이 같은 행태를 두고 국내 통신사들은 “국내 기업과 국민의 자산으로 닦아놓은 도로에 외국계 CP들이 통행료도 내지 않고 다니면서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행태”라고 비판하고 있다. 통신망의 근간은 국민의 공적 자산인 주파수인데 이를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채널당 많게는 수천억~수조원씩을 내고 할당받는다. 여기에 더해 통신사들은 다시 수조원대의 투자를 추가로 얹어 통신장비를 깔아 인터넷망 등을 연결하고 있다. 외국계 CP들이 이처럼 채널당 수조원대의 투자비용이 소요된 통신망에 무임승차하다시피 하면 통신사들로서는 국내 고객들에게 그만큼 요금을 전가해 투자비를 회수하는 수밖에 없게 된다.

◇역차별로 5G 경쟁력까지 잃을 우려…역차별 해소 방안 골머리=망 사용료 차이는 국내 기업들의 역차별로 이어진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국감에서 “국내 기업들은 망 사용료 부담 때문에 고화질 서비스를 하지 못하는데 외국 기업은 트래픽 부하를 초래하는 고화질 동영상 서비스를 망 사용료도 내지 않고 하고 있다”며 “불공정한 경쟁으로 동영상 시장은 외국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망 이용 대가에 부담이 없는 유튜브는 초고화질(UHD) 영상이 넘치지만 트래픽이 늘어날수록 부담이 커지는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업체는 고화질(HD)이나 풀HD 영상에 그친다. 내년 5G 상용화 이후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콘텐츠 시장이 커지면 격차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정치권은 국내외 업체들 간의 역차별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일단 국회에는 글로벌 CP들이 국내에 서버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강제한 법안이 계류 중이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의 서버는 해외에 있다. 이 경우 국내 이용자가 콘텐츠를 이용하려면 해외 서버에 접속해야 해 속도도 느리고 트래픽도 많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글로벌 CP들은 이용자가 자주 요청하는 데이터를 따로 저장해놓는 캐시서버를 설치하고 망 이용 대가 없이 무상연동을 요구하고 있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일정 규모 이상의 CP들의 국내 서버 설치를 의무화시켜 트래픽에 따른 망 사용료를 부과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CP에 통신사가 트래픽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망 중립성 원칙을 완화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 역시 망 중립성이 완화 혹은 폐지되면 통신사의 차별적인 망 사용료 책정으로 스타트업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부작용이 제기되는 등 찬반이 갈린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실태점검 뒤 오는 12월까지 망 사용료 계약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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