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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아현동 화재 구멍 뚫린 통신안보] 카드 결제 안되고 PC방 로그아웃…병원선 환자진료 차질도

김밥집 현금 없는 고객 발돌려

배달 업체도 사실상 개점 휴업

PC방은 인터넷 안돼 문 닫아

"KT, 영업 방해로 고소 할 것"

25일 오전11시께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인근의 한 신발 판매점 입구에 “서대문구 통신사 대형화재로 인한 통신장애로 인해 카드결제가 안되어 현금결제만 가능합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서종갑기자




“첫눈이 펑펑 내리길래 대목이다 싶었죠. 통신대란으로 장사를 망칠 줄 누가 알았겠어요.”

25일 오전11시30분께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인근 한 닭갈비집 점주의 하소연이다. 전날 37년 만에 서울에 가장 많은 첫눈과 함께 재난문자가 도착했다. 소방재난본부청은 ‘서울 서대문구 KT 아현지사 건물 지하에서 화재 발생, 통신장애가 발생하고 있다’고 알렸다. 사상 최악의 통신선 화재로 카드 결제가 마비되자 서대문·마포·용산·은평·중구 등 5개구는 아수라장이 됐다. KT 통신사를 이용하는 카드 결제나 모바일 배달 앱 등 서비스가 마비되면서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고 지역 소상공인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정오 기준으로 화재 발생 24시간이 지났지만 신촌역 일부 구역은 여전히 카드 결제가 불가능했다. KT 통신망을 쓰는 점포들은 일제히 “KT 화재로 카드 결제 불가. 현금·계좌이체만 가능”이라는 종이를 붙여놓았다.

소상공인들은 이날 카드 결제 여부에 희비가 갈렸다. 고객들은 점포를 방문하며 묻는 첫마디가 “카드 결제 되나요”였다. 카드 결제가 가능한 점주는 밝은 얼굴로 고객을 맞았지만 카드 결제가 먹통인 점주는 씁쓸한 표정으로 “안 된다”고 답하며 고객을 떠나보내야 했다. 신촌역 인근의 한 김밥집 점주는 “KT 화재에 주말 장사를 다 망치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KT 통신망을 이용하는 배달 업체 라이더와 가맹점들도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 서대문구 연세대 앞에서 만난 한 배달 업체 라이더는 “KT 가입 라이더는 24일부터 사실상 주문을 받지 못해 개점휴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달 대행업체에 따르면 이번 KT 화재로 일손을 놓은 라이더는 수백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정오께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인근의 한 PC방 문이 굳게 닫혀 있다. 해당 PC방은 KT 통신망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서종갑기자


이번 KT 화재로 아예 문을 닫은 곳도 있었다. KT 망을 사용하는 서대문구 연세로 인근의 한 PC방은 화재 당일 오후1시께부터 점포 운영을 중단했다. 굳게 잠긴 PC방 문 앞에는 “KT 인터넷 문제로 인하여 잠시 PC방 이용이 불가능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만 붙어 있었다. 인근 PC방 아르바이트생은 “일대의 KT 망을 쓰는 PC방은 모두 문을 닫았다”며 “한 PC방 점주는 KT에 영업 방해로 고소할 생각이라며 화를 냈다”고 말했다.

25일 정오께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인근의 한 빵집에서 KT 화재로 카드 결제가 불가능해지자 고객에게 계좌이체 이용법을 안내하고 있다./서종갑기자


일부 편의점 점주는 카드 결제가 안 되자 본인의 사비로 자동화기기(ATM)에 현금을 채워넣었다. ATM에 현금이 동나면 그나마 매출을 올릴 방안인 현금 결제까지 막히기 때문이다. 연세로 부근 한 편의점의 아르바이트생인 민희(25)씨는 “카드 결제가 안 돼 손님들이 떠나가자 점장님이 ATM에 사비로 돈을 채워가며 손님에게 현금 결제를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들은 KT 통신망을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인데 화재 한 번에 카드 결제 대란이 빚어지자 분통을 터뜨렸다. 닭갈비 음식점을 운영하는 강모(42)씨는 “대부분의 점포가 KT 전화망을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인터넷을 추가 연결해 포스(POS)기도 같이 쓰게 된다”며 “KT의 경우 인터넷으로 결제가 안 되면 전화망으로 결제가 돼 안정적이라고 믿었는데 결제가 안 되니 분통이 터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가뜩이나 토요일 대목에 카드 결제가 안 돼 평소 매출의 40%는 빠졌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사고 지역의 음식점뿐 아니라 이 지역에 회사 홈페이지 서버를 둔 대형 회사를 비롯해 일부 병원들도 시스템 고장으로 고객 관리나 환자 진료에 차질을 빚었다. 트위터 이용자 @skdb1028은 “의료진 콜폰으로 KT를 썼는데 응급 상황에서 전화 자체가 안 되니 (의료진을 찾는) 원내 방송을 띄웠다”면서 “이러다 사람 하나 죽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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