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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시장 크리스마스 악몽] "연준, 퍼팅 못하는 힘만 센 골퍼"..불확실성 키운 트럼프 폭주

성탄전야 美 3대지수 첫 동반폭락

셧다운·매티스 해임·파월경질설 등

트럼프, 수습은커녕 혼란 부추겨

므누신도 금융권·SEC 연쇄 접촉

'유동성 문제있나' 불안감만 키워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뉴욕 월가가 크리스마스의 악몽에 직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악재들이 만발하면서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성탄절 이브인 24일(현지시간) 사상 처음 2%대 동시 급락하는 폭락장이 연출된 것이다. 뉴욕 증시의 약세장 진입이 본격화하면서 유럽 주요국 증시와 중국·일본 증시도 도미노 하락 사태를 맞고 있다. 주식과 함께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국제유가도 6% 넘게 추락하며 시장 불안감이 전염됐다는 분석을 낳았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는 이날 2.9% 급락하며 2만2,000선이 깨진 2만1,792.2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7% 내린 2,351.1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2.2% 내린 6,192.92에 장을 마감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3대 지수가 1% 이상 급락한 것도 사상 처음인데 동시에 2% 넘게 폭락하며 투자자들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은 셈이다. 지난주 나스닥이 올해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지며 조정장을 넘어 약세장으로 들어선 데 이어 S&P500지수도 이날 약세장에 들어서 지난 9월까지 뉴욕 증시가 만끽한 10년 강세장의 흥분은 3개월이 안 돼 흔적조차 없이 사라졌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주요 지수가 급락한 전광판을 응시하고 있다. /뉴욕=신화연합뉴스


지난 3·4분기 정점을 찍은 것으로 평가되는 미국 경기 성장세의 둔화 속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9일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뉴욕 증시의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이날 산타 랠리는커녕 최악의 성탄 이브가 찾아온 것은 ‘트럼프 리스크’가 수습조차 어려울 만큼 악화됐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원에서 공화·민주당이 합의한 임시 예산안을 갑자기 틀어 22일부터 연방정부 셧다운이 시작되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해임을 백악관이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온 데 이어 트럼프 정부의 마지막 안전판이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까지 조기 해임되자 극도의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경제전문 매체인 CNBC 방송은 이날 “시장이 워싱턴을 바라보면 겁을 먹게 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불확실성의 근원이 됐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워싱턴의 혼란이 투자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금융시장의 충격은 트럼프 대통령의 폭주가 한몫하며 불확실성을 높인 탓이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우리 경제의 유일한 문제는 연준”이라며 “그들은 시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골프광인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에 대해 “힘은 세지만 퍼팅을 못해 점수를 내지 못하는 골퍼 같다”고 비꼬았다.

여기에 트럼프 쇼크를 가라앉히려 준비 없이 나선 탓인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소방수 행보는 오히려 투자자들의 불안에 기름을 끼얹었다. 므누신 장관은 23일 JP모건·씨티·골드만삭스 등 주요 6대 은행 최고경영자(CEO)들과 통화한 후 이를 공개하며 “은행들이 충분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날 시장 반응은 재무장관이 직접 챙길 만큼 은행 유동성이나 여타 부분에 심각한 위험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로 확산됐다. 므누신 장관이 24일 연준과 증권거래위원회(SEC), 통화감독청(OCC) 등의 관계자들을 불러 ‘금융시장에 대한 대통령 워킹그룹’ 회의를 연 것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의 첫 소집이라는 사실이 한층 부각돼 불안한 시장을 안정시키기보다 더 흔들었다는 지적에 힘이 실렸다.

글로벌 경기 둔화세와 공급 증가 등 양대 악재로 지난주 한 차례 폭락의 홍역을 치렀던 국제 원유시장도 이날 위험자산으로 같이 묶여 있는 증시 하락의 폭탄까지 맞았다.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내년 2월 인도분은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배럴당 3달러(6.7%) 내린 42.53달러에 마감했으며 브렌트유 내년 2월물도 런던 시장에서 6.2% 급락한 50.47달러를 기록해 배럴당 50달러대가 위협받고 있다. 반면 안전자산인 금은 1.1% 오른 온스당 1,271.80달러로 6개월 만의 최고치로 올라섰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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