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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쇼크' 코스피 2,000 붕괴]애플發 IT株 추풍낙엽..."'검은 10월' 아직 안끝났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긴급 진단

세계경기 하방압력·반도체 수요 상반기 최저 전망

실적 기대감 낮아져 개인들 투자심리 크게 악화

"1월 효과 없을 것"...약세장 지속 불가피 할 듯





코스피지수가 3일 애플발(發) 쇼크에 2년1개월 만에 2,000선까지 내주면서 ‘1월 효과’ 기대감은커녕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비등해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제조업지수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자 미중 무역분쟁의 타격이 현실화된 게 아니냐는 비관론과 함께 성장둔화 우려에 휩싸인 미국과 더불어 ‘주요2개국(G2) 리스크’가 글로벌 증시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증권 전문가들은 해만 바뀌었을 뿐 부정적인 대내외 환경은 그대로인 만큼 당분간 약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이날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새해 증시 추락의 원인으로 중국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를 우선적으로 꼽았다. 지난해 12월 중국의 경기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기준선 50 아래로 내려갔는데 이는 지난 2016년 7월(49.9) 이후 2년5개월 만이다. 이 지수가 50 미만이면 경기위축을 의미하는데 중국의 경기가 쪼그라들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제조업지수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중국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커졌고 국내 증시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며 “여기에 애플의 실적 부진까지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결국 미중 무역분쟁이 근본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점에서 이번 급락이 지난해 ‘검은 10월’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정책금리 인상으로 미국의 ‘나 홀로 성장’이 한국과 신흥국을 비롯한 증시 부진을 이끌었고 지금은 미국의 성장둔화가 세계 증시를 불안에 빠뜨렸다”며 “투자심리가 경기불안으로 옮아간 것”이라고 진단했다. G2 경기가 불안에 빠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오히려 지난해보다 주가 하락폭이 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 최 센터장의 예측이다. 박기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이번 급락이 지난해보다 더 우려스럽다고 봤다. 그는 “미국의 금리는 사실상 하락하고 있는데 ‘공포지수’인 변동성 지수(VIX)는 급등하고 있다”며 “단순한 통화정책에 대한 우려보다는 경기 둔화로 읽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올 1·4분기에는 긍정적인 신호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나 흐름이 반전되는 사이클의 시점은 언제가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국내 경기지표도 부정적인 측면이 강하다. 국내 수출 증가율의 둔화가 뚜렷한 가운데 소득 정체 및 가계 부채로 인한 내수 부진은 장기화하고 있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이 휘청하면 경제의 하방 압력이 커지고 이는 고스란히 증시로 전이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기관은 이달 2일과 3일 이틀 동안 코스피에서 4,711억원을 팔아치우며 하락장을 주도했다. 지난해 10월 급락장을 외국인 자금의 엑소더스가 유발했다면 이번 급락은 기관의 투매가 핵심이라는 분석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투자환경이 전반적으로 부정적”이라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만큼 기관들은 주식 비중을 줄이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그래도 지난해 4·4분기 국내 상장사 실적이 급감하고 올 한 해 전체로 보면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투자심리는 더 나빠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 영업이익은 2017년보다 8%가량





늘어나는 데 그치고 올 한 해는 지난해보다 0.7%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약세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 센터장은 “반도체 수요는 올해 상반기가 최저로 예상되며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도 현상을 유지해 하락하지 않았다는 것이 그나마 희망적인 소식”이라며 “이미 이런 (부정적인) 상황들이 지수에 반영됐는데도 하락 여력이 남아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진단했다.

한편 애플 실적의 충격에 안전자산인 일본 엔화가 급등락하는 ‘플래시 크래시(flash crash)’가 발생하는 등 외환시장이 출렁였다. 일본 엔화는 애플의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 소식이 전해진 직후 장중 한때 달러당 104.87엔까지 뛰었다. 지난해 3월 이후 최고치다. 불과 7분 사이에 일어난 깜짝 급등이었다. 애플 충격에 안전자산인 엔화가 폭등한 것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8원70전 오른 1,127원70전에 마감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영국 브렉시트(Brexit), 중국 경기둔화 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엔화 급등 등 악재가 맞물리며 달러 매수 수요가 급증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오후3시30분 기준 전날보다 29원91전 급등한 100엔당 1,055원6전을 기록했다. 2016년 11월23일 이후 최고치다.
/조양준·김능현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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