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유망 스타트업 날개 꺾은 한국벤처투자 '빈축'

위법 적발에 회생지원보다 소송 일관

美 '中企기술혁신사업' 선정사 도산

엔젤투자자 외면...매칭펀드 집행 뚝

한국벤처투자 "악용 업체 엄격 대처"





전구처럼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를 밝히겠다는 뜻을 담은 한국벤처투자의 엔젤투자매칭펀드 홍보 이미지. /사진=한국벤처투자 홈페이지


한국벤처투자가 벤처기업에 엔젤투자매칭펀드를 투자한 후 위법 사안이 적발되자 투자금 회수만 앞세우다가 해당 기업이 도산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 기업은 국방·의료용 2세대 고온초전도접합 기술개발 회사인 K사로 미국 중소기업기술혁신사업(SBIR) 프로그램에 선정됐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었다.

사건은 한국벤처투자가 지난 2014년 K사에 2억8,600만원을 투자한 뒤 이 회사 오모 대표가 엔젤투자매칭펀드를 유치하기 위해 사전에 엔젤투자자 6명 중 5명의 가장 납입을 주도했다는 사실을 이듬해 알게 되면서 시작된다. 검찰이 오모 대표 등의 정부·서울시 출연금 편취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것이다. 엔젤투자매칭펀드는 엔젤투자자가 벤처·스타트업 등에 투자하면 그 금액 이상의 투자를 하도록 돼 있다. 회사 측은 당시 네이처 아시아 머티리얼스에 소개될 정도의 기술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R&D)에 치중하다 자금난에 부딪힌 상태였다.

당시 오 대표의 부인은 한국벤처투자를 찾아 “아파트를 처분해 원금과 위약금을 상환하겠다”고 호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 대표는 “아파트에 여러 채권자 중 한국벤처투자가 제일 먼저 가압류를 걸었는데 만약 가압류를 풀어줬다면 투자금을 우선적으로 갚았을 것이다. 3년형을 받았지만 (중간에) 가석방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K사에 자문도 하고 엔젤투자에도 참여했던 H대 김모 교수는 “오 대표가 가장 납입을 했다는 사실을 몰랐고 엔젤투자자들도 검찰 조사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며 “당초 한국벤처투자 측이 ‘자문료를 받아도 된다’고 해 엔젤투자 뒤 자문료를 받았는데 이후 입장을 바꿔 민사소송을 했다”고 하소연했다. 민사재판 1심에서는 2억8,600만원에 이자까지 총 3억3,000만원 중 오 대표 집 경매액 중 한국벤처투자가 배당받은 1억3,70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를 오 대표 등 회사 측과 엔젤투자자가 함께 지급하라고 판결했고 1억4,000만원의 추가 변제가 이뤄졌다. 24일 이뤄진 2심에도 1심 판결이 유지됐다.



이와 관련, 한국벤처투자의 매칭펀드를 받지 않겠다는 엔젤투자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대표적인 엔젤클럽인 G사의 경우 엔젤투자를 활발히 펴면서도 최근 4~5년간 매칭투자 신청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G클럽 이모 대표는 “매칭투자 계약서가 업체나 엔젤투자자에게 사실상 무한책임을 지우는 ‘갑질’ 계약서”라고 주장했다. 개인투자조합인 L사 오모 대표는 “그동안 10건 이상 엔젤투자를 했으나 한국벤처투자에 매칭펀드를 신청하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엔젤투자매칭펀드가 지난해 11월 말 기준 운용액이 총 1,920억원(16개 펀드,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조성한 금액)이었으나 실제 투자가 720억원에 그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한국벤처투자 측은 “엔젤투자매칭펀드를 활성화해 벤처창업을 적극 지원하되 오히려 이를 악용하려는 일부 업체나 엔젤투자자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엔젤투자매칭펀드 매칭투자 운용구조. /자료=한국벤처투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