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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와치]"공간이 생각을 깨운다" ...오피스의 'FUN한 변신'

칙칙한 색깔에 각 잡힌 책상은 옛말

칸막이 걷어내고 놀이방·카페 처럼

소품까지 상상력 자극하는 오브제로

현대카드, 커피머신에도 코딩언어

삼성전자 美 실리콘밸리 신사옥엔

층마다 농구·배구·당구장·오락실





“창의성을 말하는 회사가 있고 공간으로 보여주는 회사가 있습니다.”

한 가구회사의 광고 카피다. 과거만 하더라도 업무공간은 단조로운 형태였다. 주거공간이 시대와 인구구조 변화 등에 따라 빠르게 변하고 쇼핑공간도 사람들의 쇼핑패턴을 고려해 공간 배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서 다양한 형태로 진화했지만 업무공간은 상대적으로 변화에 무딘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업무공간이 바뀌고 있다. 공간이 사람의 생각을 변화시키고 업무 효율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튀지 않는 색깔의 각 잡힌 책상들이 일렬로 나란히 있는 업무공간은 이제 과거의 유물이 됐다. 사무실이 일터인지 놀이터인지 구분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기업들은 칸막이를 치워 열린 공간을 만들고 책상·의자 등 각종 소품의 색상과 디자인에 자신만의 정체성을 담으려 한다. 사무실이 카페인지 놀이방인지 구별되지 않는다.

일터의 공간 변화는 창의성과 혁신이 강조되는 새로운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무관하지 않다. 과거 소품종 대량생산 시대에는 통일된 규범과 규칙이 중요하게 여겨졌지만 최근 다품종 소량생산 시대로 넘어가면서 직원들의 창의성을 자극해 혁신을 일으킬 기업문화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기업들은 문화를 바꾸기 위해 우선 공간구조 변화를 꾀하고 있다.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구글’이 대표적이다. 구글 사옥은 정형화된 사무실 이미지가 없다. 뉴욕·런던·서울 등 전 세계에 위치한 구글 사옥은 제각각 개성 넘치는 모습을 자랑한다. 공간구조나 사무실에 배치된 소품 하나하나가 직원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오브제와 같다.



국내 기업들의 사무실 풍경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현대카드 사옥 곳곳에는 코딩 언어가 새겨져 있다. 사옥의 주요 안내 문구가 전부 코딩 언어로 돼 있으며 사내 카페와 식당·휴게실·회의실, 심지어 에스프레소머신에도 코딩 언어가 붙어 있다. 현대카드가 디지털 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하면서 직원들이 코딩 언어에 보다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세계 최고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005930)의 핵심기술이 탄생하는 미국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위치한 신사옥도 직원들의 창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간구성에 많은 공을 들였다. 신사옥 외관은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3층씩 적층으로 쌓은 형태이며 3층마다 농구·배구·테니스 코트와 당구장·오락실 등을 마련해 직원들이 일할 때는 일하고 쉴 때는 확실히 쉬면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들 외에 많은 대기업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SK(034730)그룹·롯데그룹·아모레퍼시픽(090430)뿐 아니라 보수적인 문화로 잘 알려진 회계법인과 금융권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업무공간 변화가 실제 큰 효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그리고 최근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공유오피스가 모든 기업들에 정답인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기업들이 공간 변화로 직원들의 창의성을 자극해 혁신을 꾀하는 시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알랭 드 보통이 ‘행복의 건축’에서 “장소가 달라지면 나쁜 쪽이든 좋은 쪽이든 사람도 달라진다”고 했듯이 공간이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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