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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엘리 이전]"외환위기 때도 이천공장 지켰는데…인재 유치 벌써부터 걱정"

공장증축·확장 막혀 설비 노후화

35년만에 옮겨 스마트공장 설립

"인력부족에 해외공략 더뎌질것"

여주·이천시 "수도권서 빼달라"





현대엘리베이터가 결국은 수도권 과밀 규제에 이전을 선택했다. 35년 이천 공장 시대를 마감한 것이다. 애초 현대엘리베이터는 생산공장을 확대해 초고속엘리베이터 시장에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수도권 구제에 공장 증측이 어려워지자 본사와 공장 모두 충주로 이전하기로 했다. 노후 설비에 사고 위험이 있다고 정책당국에 읍소를 하기도 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NO’였다.

경기도 이천 현대엘리베이터 본사는 1984년 창립 이후 ‘글로벌 톱7’ 엘리베이터 회사로 성장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현대엘리베이터 연구개발(R&D)의 핵심인 기술연구소가 자리했고 세계 최고 높이의 테스트 타워(현대아산타워)도 위치해 있다. 현대아산타워의 높이는 205m. 200m 이상 테스트 타워를 보유한 업체는 독일 티센크루프와 일본 히타치 등 세 곳이다.

국내 시장 1위인 현대엘리베이터는 이천 기술연구소를 바탕으로 해외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이었다. 이곳에서 세계 시장 공략을 위한 분속 1,080m급 초고속 승강기 ‘디 엘 1080’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엘리베이터는 수도권 규제로 인해 공장과 기숙사 건물을 팔고 충주로 이전하게 됐다. 엘리베이터 업계 관계자는 “기술연구소를 지방으로 이전하게 되면 고급 연구 인력 확보가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기존 인력의 유출까지 우려된다”며 “해외 시장 공략 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외환위기 당시 국내 제조기업을 인수한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공장을 폐쇄하고 해외로 이전할 때도 이천 공장을 지켰지만, 회사가 성장하면서 부지가 협소해져 어쩔 수 없이 이전하게 됐다”며 “이천에 새 부지 찾아 확장하고 싶었지만 수도권 규제 때문에 이전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천 본사 부지에서 사업하면서 각종 수도권 규제로 인해 증축이나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에도 이천을 지켰지만 공장이 노후화되면서 새 공장 확장이 불가피해지자 어쩔 수 없이 충주로 이전을 확정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충주 제5산업단지에 15만614㎡(4만5,561평) 규모로 새 공장과 물류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다.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팩토리로 건설돼 시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효율적인 생산이 가능해진다. 서울 연지동 현대그룹 사옥에 있는 서울사무소는 그대로 운영된다. 장병우 현대엘리베이터 대표는 “스마트 팩토리 구축과 생산공장 및 물류창고 통합 운영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충청북도의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수도권 규제는 번번히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고 발표했을 당시에도 영호남 8개 도지사가 수도권 규제를 이유로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를 추진하기도 했다. 다행히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설립하기로 결정하긴 했지만 규제와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낡은 칼이 생존경쟁에 뛰어든 기업의 발목을 어떻게 잡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재계의 한 임원은 “기업으로서는 인재 유치에 낫고 기존 공장 등 인프라 접근이 뛰어난 곳에 공장을 만드는 게 필수”라며 “국제경쟁력이 아닌 규제와 정치에 갇혀 큰 그림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규제는 중견기업에도 족쇄가 되고 있다. 샘표식품은 규제에 막혀 16년째 이천공장을 증설하지 못했다. 대신 최근 노후화된 설비교체를 단행했다. 그 결과 회사가 원하는 생산량을 늘리지는 못하고 있다. 신산업 역시 각종 규제에 막혀 있다. 토르드라이브(자율주행), 마이지놈박스(헬스케어) 등 유망 스타트업들은 아예 해외에서 창업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 내 일부 지자체 사이에 수도권에서 제외해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여주시와 이천시, 경기 광주시가 대표적이다. 그동안 이들 지역은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너무 많은 규제 고통을 감내해 왔다. 때문에 이제는 수도권 도시라는 허울 속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이다./박한신 기자 hs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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