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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위 20% 임금격차 역대 최저? 자영업·실업자 빠진 통계 인용

[文대통령 경제 발언 팩트체크]

■2분기부터 경제 좋아진다?

일시적 회복후 '상저하저' 가능성 큰데 지나친 낙관론

■청년실업률 낮아졌다?

3월 0.8%P 하락했지만 체감실업률 25% '역대 최고'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아 지난 9일 KBS 특집 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해 경제 관련 설명을 했는데 사실과 다소 다른 내용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제 현실과 동떨어진 인식을 보였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본다.

①노동자 임금격차 역대 최저?=우선 문 대통령은 “소득 1분위 노동자와 5분위 노동자의 임금 격차가 역대 최저로 줄어들었고, 임금 노동자 가구의 소득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해당 통계는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발표한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결과로 임금 5분위 배율이 2018년6월 4.67배로 2017년 6월(5.06배) 보다 격차가 줄어든 것은 팩트다. 하지만 이 조사는 통계청 지표와는 다르게 고정사업장이 기준이어서 실직자나 무직자가 빠져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여파로 일자리에서 밀려난 이들이 배제돼있다는 뜻이다.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도 포함되지 않았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하위계층을 중심으로 임금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임금을 받다가 고용시장 밖으로 내몰린 이들이 통계에 잡히지 않아 무조건 좋은 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통계청이 지난 2월 발표한 ‘2018년 4분기 가계 소득 동향’을 보면 상위 20% 가구 소득을 하위 20% 가구 소득으로 나눈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2017년 4분기 4.61배에서 5.47배로 확대돼 분배가 악화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2003년 이후 최악이다. 하위 20%(1분위)의 소득이 123만8,200원으로 전년 대비 17.7% 감소한 여파다. 통계청 조사에는 자영업자가 포함되고 근로소득과 함께 사업소득, 재산소득, 연금 등 이전소득까지 포함된다. 특히 소득 기준 1분위에 고령층이 많이 포함돼있다.



②2분기부터 경제 좋아진다?=문 대통령은 한국 경제에 대해 “2분기부터 좋아지며 하반기에는 잠재 성장률인 2% 중후반으로 회복할 것”이라며 “3월에는 저성장의 원인이었던 수출과 투자부진이 회복되고 있고 좋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의 기대와 유사한 맥락으로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물론 2분기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다소 회복하리라는 예측은 타당성이 높다. 정부의 재정투입 효과에다 1분기가 -0.3%로 역성장 쇼크였기 때문에 전분기 대비로는 기저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큰 까닭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하반기까지 이어지지 않고 일시적인 회복에 그칠 우려를 제기한다. 3월 통계청 산업활동동향 지표에서 생산, 소비, 투자가 트리플 반등한 점도 전월대비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일시적인 반등으로 보는 해석이 우세하다. 미국, 중국, 유럽이 최근 깜짝 실적을 나타냈지만 미중무역분쟁 등 불확실성이 커 하반기 반등을 위해서는 전환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도 가격 반등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상저하고’ 보다는 ‘상저하저’의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수출과 반도체 의존도가 과한 점도 한국경제의 고민거리다. 경기 요인 외에 성장여력 감소로 인한 잠재성장률 하락도 풀어야 할 과제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는 “반도체 가격과 수요 모두 약간의 회복 외에 강력한 반등을 기대하기 쉽지 않고 추가경정예산 편성 효과도 최대 0.1%포인트라 역부족”이라고 강조했다.

③청년 실업률 낮아졌다=문 대통령은 “2~3월 청년 고용률이 높아졌고 청년 실업률은 낮아졌다”고 밝혔다. 통계청 고용동향에 따르면 3월 기준 청년 고용률은 42.9%로 전년동월대비 0.9%포인트 상승했고, 실업률은 10.8%로 0.8%포인트 하락했으나 여전히 10%를 상회한다. 특히 단기 아르바이트와 장기 취업준비생, 취업 포기자도 포함한 넓은 의미의 실업률인 청년체감실업률 청년층(15~29세) 고용보조지표3은 25.1%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문 대통령이 한쪽 면만을 설명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성장이 G20, OECD 국가 중 상당히 고성장”이라고 강조했다. 인구 5,000만명 이상이면서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달러 이상인 ‘3050클럽’ 7개국 중 지난해 미국 다음으로 성장률이 높았던 점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나 OECD 36개국 가운데 우리나라의 성장률 순위는 18위(2.7%)로 현 정부 출범 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정부에 유리한 수치만 본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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