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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의 뒤안길]5,000년 전 빗살무늬토기 속 곡식 흔적

인천 운서동의 전기 신석기 유적의 토기 틈에서 신석기시대 조의 흔적이 발견됐다. /사진제공=문화재청




영국의 고고학자 고든 차일드는 농경의 시작을 ‘신석기혁명’이라 명명했다. 농경과 함께 나타난 토기와 간석기(갈아 만든 석기)의 출현을 신석기문화의 대표 요소로 들었다. 실제로 신석기시대 유적을 발굴하면 집 자리와 야외 노지 같은 곳에서 토기와 간석기가 자주 발견되며 신석기 유물을 전시하는 박물관이면 어디서든 이들 유물을 볼 수 있다.

신석기시대의 대표 유물인 빗살무늬토기에 대해 흔히 그 무늬나 형태에만 주목하는데 토기 표면에 나 있는 작은 구멍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신석기시대의 농경을 가늠해볼 수 있는 조·기장 등의 재배식물과 당시 생활상을 알 수 있는 팥·들깨·곤충·조개 등의 다양한 흔적이 구멍 속에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석기인들은 토기를 제작하면서 우연히 혹은 의도적으로 식물이나 곡물들을 넣었고 이후 이들이 타고 남아 눌린 흔적이 토기에 종종 남아있다.

일반적으로 농경을 확인할 수 있는 고고학적 증거는 불에 타서 남은 종자, 토양이나 갈판에 남아 있는 화분·식물규산체·전분 등이다. 하지만 이 증거들 중에는 생물교란, 보존환경 등의 문제로 연대 해석이 잘못되거나 식물의 흔적이 보존되지 않아 분석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 토기에 남은 흔적은 적어도 토기 제작연대와 동일한 시기라는 점, 신석기시대 출토 유물의 절대다수가 토기라는 점에서 그 분석이 매우 유용하다.



최근 토기에 남은 눌린 흔적을 찾는 조사(압흔 분석)를 통해 한반도 중서부지역인 인천 운서동의 전기 신석기 유적에서 그동안 보고되지 않았던 조와 기장이 발견됐다. 5,000년 전 토기 덕에 당시의 생계활동과 농경 출현 경로 등이 새롭게 조명받게 됐다.
/조미순 문화재청 발굴제도과 학예연구관

양양 송전리 신석기 중기 유적지에서 당시의 곤충 흔적이 발견됐다. /사진제공=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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