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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QD디스플레이 13조 투자..."성과 내려면 더 늘려야"

연2조 투입...예년보다 크게 부족

플렉시블 등 투자계획도 안밝혀

삼성전자는 마이크로LED 집중

계열사간 사업영역 조정도 필요





지난 10일 삼성디스플레이가 TV용 퀀텀닷(QD) 디스플레이 패널에 13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시장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을 보였다. 예상보다 투자 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투자기간도 너무 길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이번에 삼성디스플레이가 발표한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투자 규모인 13조1,000억원을 투자기간 6년(2020~2025년)으로 나눌 경우 연간 2조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총 41조7,800억원, 연평균 7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특별한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시장의 눈높이로는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며 “투자 규모도 크지 않고 기간도 너무 길기 때문에 시장에서 기대하는 만큼 속도를 내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게다가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를 제외한 다른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대한 투자계획은 아예 발표하지도 않았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플렉시블(flexible) 디스플레이 투자계획도 밝힐 것으로 기대했지만 나오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라인을 전환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의 시설과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는 등 가장 효율적으로 투자를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향후 대형 OLED에 대한 추가 투자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투자 규모가 기대에 못 미치는 이유 중 하나로 모회사인 삼성전자(005930)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와의 생각이 다르다는 점을 꼽는다. 실제 삼성전자는 그간 대형 OLED 투자에 대해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에서 “들은 얘기가 없다”며 “차세대 TV 디스플레이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라고 강조한 바 있다. 대형 OLED 패널에 대한 투자가 꼭 필요했던 삼성디스플레이와는 다른 기류가 느껴진다. 그간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들도 대형 OLED에 소극적인 삼성전자에 서운함을 내비친 바 있다. 결과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의 이번 대형 OLED 투자 발표도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6개월가량 늦춰졌다.

삼성전자가 대형 OLED 투자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는 데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우선 대형 OLED 투자가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 주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마이크로 LED는 삼성전자가 주도적으로 개발한 디스플레이인 반면 대형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주도하고 있다”며 “자회사가 공을 들이는 사업에 모회사가 끌려가는 모양새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임원들이 있는 동안 대형 OLED TV가 뚜렷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데다 대형 OLED TV가 성공하더라도 그 공은 고스란히 삼성디스플레이에 돌아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쟁사인 LG전자(066570)가 원조라고 주장하는 대형 OLED TV에 뒤늦게 뛰어드는 것도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가뜩이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8K TV 화질을 두고 서로를 작심 비판하는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에 대해 같은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면 투자 규모도 더욱 커지고 속도도 더 빠르게 추진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지금은 삼성디스플레이 혼자서 주도하려다 보니 힘이 달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중국 업체들도 대형 OLED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다”며 “단기간에 성과를 내고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보다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TV 사업은 QLED와 마이크로 LED 투트랙 전략으로 성장을 하고 있다”며 “삼성디스플레이와 갈등이 있는 것은 아니며 QD 디스플레이가 적용되는 시점은 최소 2년 후이기 때문에 지금은 세트 업체와 부품 업체의 생각이 다소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형 OLED 투자를 두고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간 의견차가 있는 데 대해 전자 계열사 간 사업 조율이 잘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투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각별히 챙긴 사안이라 투자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봐서는 계열사 간 업무 조정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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