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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복귀 무산되고 측근들마저 퇴출...결국 동생에 칼 뽑은 조현아

이명희 고문 사람까지 쫓아내...갈등 점입가경

가족 지분 확보 못하면 조원태 재선임 장담 못해

3월 주총서 주주간 합종연횡 땐 주인 바뀔수도

조 회장, 요구 일부 수용 비항공사업 배분 가능성







한진(002320)가(家) 남매의 난(亂)이 현실화된 후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 향방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비록 공개적인 노이즈가 생기기는 했지만 고(故) 조양호 회장의 유훈을 이어받아 오너가들이 사업을 적절히 나눠 함께 이끌어 가는 방안과 한진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진칼(180640)의 복잡한 지분상황을 지렛대로 이용해 경영권 경쟁을 이어가 내년 3월 주총에서 담판을 짓는 시나리오다.

시장에서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003490) 부사장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공개적으로 압박한 이유가 본인의 ‘경영복귀’를 위해서라는 분석이 지배적인 만큼 적절하게 사업을 배분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014년 ‘땅콩 회항’ 사건으로 일선에서 물러난 뒤 3년4개월 만인 지난해 3월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복귀했다. 조 전 부사장은 삼남매 중 가장 활발한 경영활동을 펼치기로 유명했다. 하지만 한 달도 채 안 돼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물컵 갑질’ 사건에 이어 오너 일가의 폭언 등 ‘갑질 파문’이 확산하자 다시 모든 직책을 내려놨다.

이후 이어진 재판에서 조 전 부사장은 명품 밀수 혐의와 외국인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에 대해 집행유예를 받아 경영 활동을 하는 데 제약이 없어졌다. 특히 같은 혐의로 기소됐던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지난 6월 정석기업의 고문으로 선임되고 동생인 조 전무가 한진칼 전무로 복귀하면서 조 전 부사장의 복귀설도 힘을 얻었다. 하지만 조 회장이 최근 단행한 한진그룹 인사에 조 전 부사장의 이름은 없었다. 여기에 석태수 대한항공 부회장을 비롯해 조 전 부사장의 ‘최측근’ 라인으로 분류되던 임원들마저 밀려났다. 실제 기내식기판사업부 소속인 조병택 전무와 양준용 상무, 함건주 상무가 밀려나는 대신 이승범 부사장이 해당 사업부를 맡았다. 기내식사업은 조 전 부사장이 애착을 갖는 사업부로 조 회장의 측근인 이 부사장이 전담하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이 경영 복귀를 희망했지만 조 회장이 여기에 반대하면서 갈등이 불거진 것 같다”며 “오너 일가 중 조 전 부사장만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조 전 부사장의 대리인 역할을 하는 법무법인 원 관계자도 “구체적인 사실을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전반적으로 가족 간 협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며 “조 회장의 상속 지분에 대한 막대한 상속세를 내야 하는 상황이어서 회사에 적을 두고 급여를 받아야 세금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전 부사장은 비항공 계열사들의 경영권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부사장이 원하는 방향으로 협의가 이뤄진다면 이번 사태는 의외로 빨리 마무리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조 회장이 항공과 관련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조 전 부사장은 다른 사업부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고 조 회장이 계실 때도 일종의 분리 경영을 했다”고 말했다.



오너들 간 협의로 봉합되지 않는다면 내년 3월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주주들 간 합종연횡에 따라 최악의 경우 조 회장이 경영권을 잃을 수도 있다. 조 전 부사장은 “한진그룹 주주 및 선대 회장의 상속인으로 그 유훈에 따라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며 “향후 다양한 주주들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진칼 지분은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조 전무가 각각 6.5% 내외를 보유하고 있다. 주총에서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각자의 지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오너 일가의 경영권을 위협하는 반대 쪽인 KCGI가 보유한 지분은 17.29%다. 조 전 부사장과 이 고문의 지분, 그들의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반도건설(6.28%)이 누구와 손을 잡느냐에 따라 경영권이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델타항공(10%)이 조 회장이 확보한 우호지분으로 분류되지만 델타항공은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만약 오너 일가가 손을 잡을 경우 우호지분은 41.07%까지 늘어나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조 전 부사장과 이 고문이 조 회장에게 등을 돌릴 경우 다른 주주들의 지분마저 장담할 수 없어 경영권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지만 KCGI와 남매 중 한쪽이 손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에서는 KCGI가 엑시트를 준비하며 지분을 매각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KCGI의 지분을 인수한 기업이 한쪽과 손을 잡는다면 반대쪽은 한진그룹의 경영권에서 손을 떼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남매의 난이 한진그룹의 주인을 바꿀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투자은행의 한 관계자는 “예상보다 빨리 남매 간 경영권 분쟁이 터졌다”며 “한진그룹을 노리고 있는 외부 세력으로서는 또 한 번 그룹을 흔들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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