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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오너家 제 몫 다툼에...더 꼬인 한진그룹 경영권 해법

KCGI 외부 공격에 가족들까지 뿔뿔이 갈라져

확실한 대주주 없는 상황에 반도건설까지 가세해 '고차방정식'

조원태 회장 계열분리 용단 내릴지 관심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보잉737NG 항공기/ 연합뉴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조현아 전 대항항공 부사장이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상대로 도전장을 낸 가운데 한진그룹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도 고차방정식처럼 복잡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워낙 주요 주주가 많고 변수도 잠복해 있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단하기 어렵다는 게 투자은행(IB) 관계자들의 관전평이다.

①다시 한 번 주도권 쥔 KCGI=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KCGI(강성부펀드)는 내년 주주총회를 앞두고 다시 한 번 주도권을 쥘 수 있게 됐다. KCGI는 지난 5월 이후 한진칼(180640) 지분 매입을 중단했으나 이달 7개월 만에 다시 매집을 개시해 지분율을 기존 15.98%에서 17.29%로 늘렸다. KCGI는 델타항공이 ‘백기사’로 등장한 이후 한진칼 주가가 하락하면서 펀드 출자자들과 법적 분쟁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남매의 난(亂)’ 발발로 기사회생의 기회를 잡게 됐다.

그동안 외로운 싸움을 벌여왔던 KCGI 입장에서는 내년 주총에서 조 전 부사장이 우군(友軍)으로 나설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조 전 부사장 측은 KCGI를 포함한 모든 주주와 협력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조 전 부사장(6.49%)이 KCGI 측으로 돌아서면 합산 지분율이 23.78%에 달해 확실한 승기를 잡을 수 있게 된다. 조 전 부사장이 ‘선전포고’ 입장문을 낸 지난 23일 공교롭게도 KCGI 측에서 지분 증가 공시가 나와 조 전 부사장에게 파괴력을 더한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다만 강성부 KCGI 대표는 서울경제 시그널에 “조 전 부사장과 사전 접촉이 있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KCGI가 내년 주초에 앞서 지분을 매각해 엑시트(자금회수)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 회장이 우호세력을 끌어와 KCGI 지분을 매입하도록 하면 본인의 경영권은 더욱 공고해지면서 KCGI는 엑시트에 성공하는 ‘윈윈’이 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거론된다. KCGI 측은 이 같은 매각설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②백기사 맞나…정체 모호한 반도건설= 최근 잇달아 한진칼 주식을 매집하며 주요 주주로 등극한 반도건설 계열사(6.28%)도 내년 주총에서 상당한 수준의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 공시에 따르면 최근 기타법인이 20만주(0.34%)를 추가 매입했는데 이 기타법인의 정체가 반도건설 계열사일 것으로 시장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두 갈래로 찢어진 조 회장 일가와 KCGI의 대결 구도가 팽팽해 반도건설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반도건설의 선택 방향은 아직까지 베일에 가려 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고(故) 조양호 한진 회장과 친분이 있어 결국 조원태 회장 편에 서지 않겠냐는 관측이 있었지만 상황에 따라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건설은 지분 매입 과정에서 KCGI 측과도 특별한 교감을 나누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품고 호텔 ·레저 산업 등에서 시너지를 추구하는 것처럼 반도건설도 지분을 계속 유지하면서 경영 전반에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③갈라선 남매…다른 가족의 선택은= 조 전 부사장의 선전포고에 따라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과 막냇동생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로서는 이 고문과 조 전 부사장이 이미 한 배를 타고 조 회장과 조 전무가 한 편에 섰다는 설이 우세하다. 그러나 두 사람의 지분 합계만도 12%에 달해 모녀의 막판 선택에 따라 한진그룹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

IB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이 지분을 상속받기 위해 내야하는 상속세만 600억원 내외로 추산되는데 단순 배당만으로는 이 정도 거액을 마련할 방법이 전무해 경영 복귀를 하든지 아예 회사에서 손을 떼고 다른 방안을 찾든지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경영권을 떠나 자신에게 최대 이익을 제공하는 쪽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얘기다. 재계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대한항공·칼호텔·진에어로 경영권을 분할해 일단 갈등을 봉합하고 이어 계열 분리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일범·강도원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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