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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美와 ICBM으로 밀당하며 '핵보유국' 인정 받으려 할 듯

[대예측 격동의 2020]-5·끝 외교안보

■한반도 이슈 시나리오

북미 대화판 '현상유지' 가장 유력

美 대선에 '극적합의' 반전 무게도

金, 통치 명분 위해 도발땐 파국

"北 선 넘을땐 美 공조 압박 필요"





북한이 고강도 대미 도발을 예고한 크리스마스에 군사행보를 보이지 않았지만 한반도의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북한이 줄곧 강조해온 연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북한의 ‘새로운 길’을 두고 설왕설래하는 가운데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2020년 한반도 상황을 크게 세 가지로 전망했다.



◇반전=
북미 비핵화 협상의 최대 변수는 미국 대선이라는 대형 정치 이벤트다. 북미관계의 동력은 지금껏 전례를 찾아볼 수 없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 간 케미’였다. 즉흥적인 트럼프 대통령과 저돌적인 김 위원장의 궁합은 북미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수많은 반전을 만들어냈다. 대형 정치 이벤트를 즐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협상 테이블에 올려 3차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할 수도 있다. 특히 회담 장소가 평양일 경우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김 위원장도 ICBM을 포기하는 대신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제재 완화를 이룰 수 있기 때문에 나쁜 장사가 아니다. 북미관계가 극적인 반전을 맞을 경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총력전을 펴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도 남북교류 협력사업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반전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미국과 한국이 북한에 매우 과감하면서도 창의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 한 비핵화 협상 진전과 남북관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상 유지=
북미가 대화의 판을 깨지 않은 채 문제 해결보다 관리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는 게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다. 북미 양측 모두 2년여 동안 진행해온 비핵화 협상을 포기할 경우 정치적 부담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핵실험 및 ICBM 발사 시험 중단(모라토리엄)을 외교적으로 과시해온 만큼 대북 군사 옵션은 자신의 정치적 실패를 인정하는 꼴이 된다. 북한의 비핵화 전 대북제재 완화는 안 된다는 미 조야의 목소리가 커 김 위원장에게 선물을 건네기에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김 위원장 역시 북미협상의 레드라인(금지선)인 핵 및 ICBM 시험을 재개할 경우 실익이 너무 크다. 특히 북미관계의 파국은 북한의 자력갱생 구상에 영향력이 큰 중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중국은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될 경우 북한의 ICBM 발사에 대한 미국의 대북제재 요청에 적극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관계가 군사적 긴장감을 토대로 유지될 경우 남북교류도 지난 2018년처럼 단절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통미봉남정책을 강화하며 대남 메시지를 통해 남측에 한미연합훈련 및 첨단무기 도입 중단을 요구하며 한미동맹 균열을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 아산 정세전망’ 보고서는 “미중, 더욱 포괄적으로는 미일과 중러의 신경전이 지속됨에 따라 비핵화를 비롯한 한반도 이슈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보다는 관리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파국=2019년을 장밋빛으로 시작한 김 위원장은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초유의 노딜로 끝나 ‘수령의 무오류성’으로 상징되는 권위에 큰 상처를 입었다. 김 위원장은 스스로 공언한 연말 시한을 넘긴 후에도 제재 완화 등 미국이 상응 조치에 나서지 않을 경우 자신의 통치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 ICBM 발사 등 초강경 도발에 나설 수 있다. 북한의 ICBM 도발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즉각적인 군사 옵션보다는 중러 등 국제사회와의 대북제재 공조 강화로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대북제재 압박이 거세지면서 남북 철도·도로협력을 통한 ‘교량국가’ 구상 등 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도 좌초될 수밖에 없다. 비핵화 협상을 통해 유지되던 균형이 깨지면서 북한은 미국을 우회 압박하기 위해 이스칸데르형 단거리 미사일 등 신형 무기 등을 시험하며 대남 도발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군사분계선 5㎞ 이내 지역에서의 군사행동을 금지한 9·19 남북 군사 분야 합의 무력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은 핵을 포기할 생각이 없으며 미국이 양보하지 않으면 북한이 힘으로 보여줄 테고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도발이 나타날 것”이라며 2010년 천안함 피격 같은 대남 고강도 도발에 준하는 안보 위기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컨틴전시 플랜은?=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 플러스 알파는 안 된다는 강경한 입장을 통해 핵보유국으로 나아갈 의지를 강력하게 보였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의 한계가 명확해지고 있는 만큼 상황 변화에 따른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북미 간 중재자를 자처했지만 결과론적으로는 북한이 중러와 밀착을 강화한 것과 달리 한미동맹의 균열이라는 홍역을 앓았다. 중러의 연이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 침범은 한국의 외교적 고립을 더욱 부각시켰다. 신 센터장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는 북한의 시도를 한국이 수용해서는 안 되며 북측의 도발을 감수하더라도 저항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과 공조해 중러가 북한에 일정 선을 넘으면 지지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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