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産銀·輸銀 보증 통해 지원...정부, 국책은행 자본확충 나설듯

[이번주 5차 비상경제대책회의]

■기간산업 지원 어떻게

정부, 금융 부실화 등 이유로

항공업체 직접보증 '신중론' 속

국책은행 회사채 매입도 거론

전문가 "유동성 공급 서둘러야"





정부가 이번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제5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항공·정유업계 등을 포함한 기간산업에 대한 지원 방안을 논의한다. 업계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벼랑 끝 위기에 내몰린 기간산업에 대한 화끈한 유동성 지원을 요청하고 있으나 정부는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 문제, 금융 부실화의 위험성 등을 이유로 정부의 직접적인 보증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견지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지급보증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직접보증은 국회동의가 필요해 신속한 집행이 힘든 단점이 있다. 이와 함께 국책은행의 회사채 매입을 통한 지원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책은행 통한 보증 거론

1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주 중 개최되는 제5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통해 기간산업에 대한 지원 방안을 일부 내놓을 예정이다. 문자 그대로 국가 산업의 뿌리 역할을 하는 기간산업은 항공·조선·기계·자동차·해운 등의 업종을 포괄한다.

이들 업종 가운데 우선적인 지원 대상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여행객 급감으로 보유현금이 바닥날 위기에 처한 항공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공급 방안으로는 회사채 만기연장과 국책은행을 통한 자금 지원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여기에 더해 항공사가 채권을 발행할 때 정부가 지급 보증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유동성 위기로 항공사의 자체 신용만으로는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힘든 만큼 정부가 지급 보증으로 숨통을 틔워달라는 얘기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올 3월16일 기준 인천국제공항의 일 평균 여객은 1만6,000명으로 전년(19만명) 대비 91.6%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올해 3~6월 국내 항공사의 매출 피해 규모는 최소 6조3,000억원(약 5억2,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정부의 추가 지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항공업계는 당장 이달 안에 현금이 바닥나는 한계 상황에 처하게 된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경우 이달 중 2,4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고 연말까지 차입금 4조30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지난달 항공운임채권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해 6,228억원을 조달했지만 회사채 만기 2,400억원을 갚고 한 달 고정 비용 4,000억~5,000억원을 내면 남는 게 없는 실정이다. 아시아나항공도 매달 2,000억~3,000억원의 고정비용이 발생하는데 보유 자산을 모두 소진해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다.

하지만 현재 정부는 업계가 강력하게 요구하는 회사채 지급 보증 방안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기획재정부는 이날 정부가 항공업계를 비롯한 기간산업에 20조원 안팎의 회사채 보증을 검토하고 있다는 한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유동성 부족으로 기업이 도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으나 구체적인 방안이 결정되지는 않았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정부의 직접 보증 대신 국가부채 증가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고 국회 동의 과정도 필요 없는 국책은행(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을 활용한 지급 보증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정부 서둘러 지원 나서야”



정부가 회사채 지급 보증을 놓고 난색을 보이는 것은 우선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 문제를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산업 피해가 특정 업종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닌데 항공산업에만 특혜를 줄 경우 향후 산업계의 피해 확산 추이에 따라 조선·철강·화학 등 다른 기간산업의 유동성 위기까지 모두 정부가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정부가 대규모 회사채 지급 보증에 나섰다가 산업 위기가 금융 부실로 전이될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도 정책당국으로서는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과거 외환위기 사태를 되돌아보면 기업의 부실을 정부와 금융권이 떠안으면서 경제시스템 전체가 망가진 전례가 있다”며 “정부는 기간산업에 대한 지급 보증이 금융 부실로 이어지는 상황을 경계하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부 전문가는 감염병 사태가 종식됐을 때 현금 흐름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항공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정부가 서둘러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빚을 못 갚는 상황이 왔을 때 정부가 대신 갚아주는 것이 지급 보증인데 코로나19 사태는 언제라고 단정할 수는 없어도 반드시 끝이 날 것”이라며 “감염병 사태가 종식되면 현금이 돌고 바로 복구가 가능한 만큼 정부가 해외 국가들의 적극적인 지원책을 참고해 한시라도 빨리 유동성 공급을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나윤석기자 이태규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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