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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정치] 北김정은, 숨바꼭질로 '한반도 넘버원 셀럽' 위상 과시하나

CNN '중태설' 보도에 전세계 앞다퉈 金추적

靑·백악관 공식 부인에도 北침묵에 혼란 계속

공개활동 재개 전까지 한반도 긴장 이어질듯

김정은.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변 이상설’이 확산되는 가운데도 잠행을 이어가며 전세계 정치권과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청와대는 물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본·중국·영국 등 유력 언론들까지 그의 신상에 관한 추정을 매일 내놓으며 코로나 정국에서도 세계적 존재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일단은 그나마 정보 접근성이 높은 청와대와 백악관이 그의 ‘위중설’을 부정한 상황이지만, 북한 매체가 공식적으로 김정은의 모습과 소식을 보도하기 전까지는 국내외의 긴장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CNN ‘중태설’ 보도 이후 전세계가 발칵

김정은의 신상 관련 뉴스는 최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슈까지 모두 덮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그의 신변 이상 여부에 따라서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상황 자체가 격랑에 빠질 수 있는 만큼 주변국들은 물론 유럽 등 거리가 먼 나라들까지 그의 동태에 눈과 귀를 모으고 있다.

김정은의 신변 보도를 시작한 건 북한 전문매체 데일리NK였다. 이 매체는 지난 20일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이 12일 평안북도 묘향산지구 내에 위치한 김씨 일가 전용 병원인 향산진료소에서 심혈관 시술을 받고 인근 향산특각에 머무르며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때만 해도 확인되지 않은 북한 소식통을 인용한 데다 “김정은이 수술 후 호전됐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큰 혼란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문제는 그 직후 이어진 미국 CNN방송의 보도였다. CNN은 20일(현지시간) 미국 관리를 인용해 ‘김정은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는 정보를 미국 정부가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미국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한 데다 이전까지 제기되지 않았던 위중설을 담아 그야말로 전세계를 뒤흔들었다. 당장 국내 주식시장이 롤러코스터를 탔고 확인되지 않은 정보들이 시장에 쉬지 않고 유통됐다.

로이터통신은 같은 날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 관계자를 인용해 “김정은이 현재 위독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보도했지만, 미국 NBC방송은 21일(현지시간) 복수의 현지 당국자들을 인용해 “한국 정부는 김정은의 위중설에 의구심을 제기했지만 미국 당국자들은 그가 심장 수술 이후 정상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며 다시 위중설에 불을 지폈다.

미국 폭스뉴스는 복수의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김정은의 유고 상황에 대비해 광범위한 비상계획(컨틴전시플랜)을 갖고 있다”고 전했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22일 한미일 협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지난해 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총회 때부터 김정은 사망 등에 대비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에게 권한을 집중하는 내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뉴욕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도 김여정의 권력승계 가능성을 짚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김정은에 관해 조언하기 위해 의료 전문가들을 포함한 대표단을 북한에 파견했다고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25일 보도했다. 통신은 다만 중국 의료진의 북한 파견이 김정은이 어떤 건강 상태인지를 시사하는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청와대 전경. /연합뉴스


한미 당국 “특이사항 없다” 한목소리에도 의혹 여전

청와대와 백악관은 김정은 신변을 둘러싼 이 같은 혼란에 “특이사항은 없다”며 진화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청와대는 적극적으로 신변 이상설을 부정했다.



남북관계를 우려해 신변 이상설 제기 초반부터 “특이 동향은 파악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줄곧 유지했던 청와대는 지난 23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가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하며 논란 확산에 종지부를 찍으려 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김정은이 강원도 원산 별장에 머물고 있다는 진단이 흘러나왔다. 이와 함께 김정은이 측근의 코로나19 감염 등으로 지방에 도피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처음엔 “잘 모른다”는 입장을 보이다 23일(현지시간)에는 “CNN의 보도는 부정확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CNN)은 오래된 문서를 썼다고 들었다”며 “CNN의 보도는 허위”라고 몰아붙였다.

하지만 한미 양국의 위중설 부정에도 김정은 신변에 대한 의혹은 쉽게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보가 극히 제한된 북한의 폐쇄 사회 특성을 고려할 때 한미 정보당국의 발표 역시 100% 신뢰하기엔 부족한 게 아니냐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까지 확실하게 드러난 사실은 김정은이 지난 15일 김일성 전 주석 생일(태양절) 참배도 빠뜨린 채 열흘 넘게 잠행하고 있다는 점과 북한 매체가 각종 의혹 보도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다는 점뿐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 초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맡았던 장성민 세계와동북아평화포럼 이사장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중국의 한 고위급 대북정보통에 따르면 북한 권력 핵심부가 김정은의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김정은은 사실상 사망한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연합뉴스


열흘 넘게 침묵만 하는 北매체... 공개활동 재개까지 혼란 예상

혼란을 부추기는 책임은 무엇보다 열흘 넘게 침묵만 유지하는 북한 매체들에 있었다. 조선중앙통신·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지난 12일을 서부지구 공군부대 시찰을 끝으로 현재까지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을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다.

대신 ‘80세 노력영웅에게 생일상 하사’ ‘시리아 대통령에게 축전’ ‘짐바브웨 대통령에게 축전’ 등 간략한 동정보도만 연일 내놓고 있으나 신변이상설을 완전히 불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해당 동정보도들에는 김정은의 사진이나 영상이 당연히 없었다.

다만 김정은의 신변에 대한 북한의 침묵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점에서 공개활동을 다시 보도할 때까지 상황을 신중히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곳곳서 나왔다. 김정은은 2014년 9~10월에도 41일간 잠행하며 뇌사설에 휩싸였다. 당시에도 북한 매체들은 각종 억측에 공식 반응하지 않았다. 추후 김 위원장은 발목 낭종 제거 수술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2014년 11월에도 김경희가 남편 장성택이 처형된 후 사망했다고 보도했고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 등도 처형설에 휘말렸지만 시간이 지난 후 모두 건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일부 관계자는 “과거 1986년에도 김일성 피격설 있었을 때 북한 당국이 매체를 통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김정일도 태양절에 금수산을 참배한 건 2000년, 2002년, 2008년 등 17년 간 3번밖에 안됐다”고 설명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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