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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그림자…20년전 가격으로 돌아간 설렁탕

한촌, 3,900원 설렁탕 한정판매

삼원가든 배달 30% 할인 파격가

피자헛은 1판 덤+아이스크림까지

코로나로 손님 뚝 끊긴 외식업체

감성 마케팅 앞세워 생존 몸부림





3,000원대 설렁탕이 세월을 거슬러 다시 등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가 후퇴하고 외식산업이 큰 타격을 받자 20년 전 가격으로 돌아간 메뉴가 나온 것이다. 포장과 배달 주문에 대해 30% 할인을 제공하는 한우 식당과 이탤리언 레스토랑도 나타났다.

26일 유통·식품업계에 따르면 한촌설렁탕이 내놓은 3,900원짜리 설렁탕은 오전 내 완판될 정도로 인기다. 서울 신사동의 한식당 삼원가든과 외식기업 SG다인힐은 포장 및 배달 주문 때 모든 메뉴를 30% 할인해주는 ‘다인힐 배달위크’를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 진행한다. 피자업계에서는 ‘1+1’이 아닌 ‘1+2’ 행사까지 등장했다.

◇정가의 반도 안 되는 할인가=한촌설렁탕은 이달 들어 설렁탕 포장 고객에 대해 매일 100개 한정으로 3,900원에 한 그릇을 판매하고 있다. 설렁탕은 예나 지금이나 서민음식으로 통하지만 그 사이 가격이 많이 올랐다. 현재 한촌설렁탕의 일반 설렁탕은 한 그릇에 8,000원이고 얼큰설렁탕은 8,500원이다. 이에 비하면 이번 3,900원 이벤트는 반도 안 되는 가격이다.

삼원가든은 서울 강남 가든식 고깃집의 원조로 통하는 명문 식당이다. 박수남 삼원가든 회장의 장남 박영식 대표는 블루밍가든·부처스컷·메이징에이·투뿔등심 등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SG다인힐을 이끌고 있다. 삼원가든과 SG다인힐의 전 브랜드는 29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 배민라이더스·푸드플라이·띵동·쿠팡이츠 등 배달 애플리케이션으로 주문한 고객에 대해 30% 할인 행사를 벌인다. SG다인힐은 매년 한 주씩 특정 브랜드를 정해 매장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할인 행사를 벌인 적은 있었지만 전 브랜드가 나서 3주 동안 전체 메뉴를 30% 할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대유행했던 강남의 가든식 갈비·등심 고깃집 중 거의 유일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전통의 명가 삼원가든까지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것도 외식산업 불경기가 얼마나 심각한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1+2, 할인이 몸통보다 커=대형마트나 슈퍼·편의점에서 ‘1+1’이나 ‘2+1’ 행사는 흔히 접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19 불황 시기에는 ‘1+2’까지 나왔다. 하나를 사면 두 개를 더 주는 것은 할인이 몸통보다 크다는 뜻이다.



피자헛은 이달 8일부터 프리미엄 피자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1+2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프리미엄 피자 1판을 온라인 포장 주문하면 ‘메가크런치 피자’ 1판과 ‘매그넘 아이스크림 1팩(4개입)’을 증정한다. 이와 별도로 프리미엄 피자를 포장할 경우 40% 할인 혜택과 중복 적용된다. SPC그룹 계열사 비알코리아가 운영하는 던킨은 4월 한 달간 금요일마다 해피앱의 배달 서비스 ‘해피오더 딜리버리’를 통해 ‘도넛 프라이데이 팩’을 30% 할인한 7,200원에 판매한다.

◇미쉐린 레스토랑도 문 닫는 위기=외식업계에서 파격가가 줄을 잇는 것은 끝 모를 불황과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의 위기가 맞물린 결과다. 자영업자들이 잇달아 폐업을 선택할 정도로 오프라인 고객이 줄자 외식업계는 고육지책으로 포장·배달 주문에 대한 파격가를 들고 나왔다. 코로나19 사태가 자영업에 몰고 온 충격파는 외환위기가 터진 1997년 못지않다는 탄식이 나온다.

하늘의 별 따기로 불릴 만큼 받기 어렵다는 미쉐린가이드 별 등급을 받은 식당도 폐업 위기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미쉐린가이드 서울편이 시작된 2017년 편부터 2018·2019·2020년 등 4년 연속으로 별 1개 등급을 받은 서울 종로 ‘다이닝 인 스테이스’는 올해 3월 말로 영업을 종료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 3월에만 서울시 내 1,700여곳의 식당이 폐업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올해 1∼3월 실태를 조사한 결과 코로나19로 손님이 줄었다는 업체가 조사 대상 600곳 중 95.2%를 차지한다. 감소율은 65.8%에 달했다.

파격가는 ‘자영업 보릿고개’에 수익을 포기하더라도 매출을 유지해보고자 하는 시도로 해석된다. 임금과 임대료를 부담하기 위한 캐시플로를 일으키는 한편 고객에게서 잊히지 않고 살아남아 훗날을 기약하려는 의도도 있다는 분석이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불경기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실직 공포까지 재연되는 상황에서 소비자의 감성을 건드리는 ‘옛날 가격’이나 파격 할인은 한동안 외식업계의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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