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신임 검사들 앞에서 각각 ‘절제된 검찰권 행사’와 ‘공평하고 정의로운 법 집행’ 등 원론적인 수준의 당부만 하며 검찰 인사를 앞두고 확전을 자제했다. 추 장관은 “검사는 인권 옹호의 최고 보루”라며 ‘검찰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한다’는 검경수사권 조정과 같은 맥락으로 발언했다. 윤 총장은 “부정부패, 권력형 비리는 어떤 경우에도 외면하지 않고 당당히 맞서야 한다”며 엄정한 법 집행을 강조했다.
추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 인사말에서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인권을 최우선으로 하며 절제되고 균형 잡힌 검찰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권력 기관 개혁은 국민의 열망을 담은 시대적 과제다. 외부 견제·통제를 받지 않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행사하면 권한 남용과 인권침해의 문제가 발생한다”며 검찰 개혁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아울러 ‘지기추상 대인추풍(知己秋霜 待人春風)’이라는 한자성어를 언급하며 “스스로에게는 엄격하되 상대방에게는 봄바람처럼 따스한 마음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윤 총장도 이날 대검찰청 청사에서 열린 신임검사 신고식에서 “권력형 비리, 부정부패는 국민 모두 잠재적 이해당사자이자 피해자임을 명심해야 한다”며 “현실적·잠재적 이해당사자 모두 염두에 두고 공평하고 정의롭게 법 집행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임검사에게 “불구속 수사 원칙의 철저한 준수와 공판 중심의 수사구조 개편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윤 총장은 “구속은 피의자 방어권 행사를 대단히 어렵게 하니 절대적으로 자제돼야 한다”며 “구속이 곧 범죄에 대한 처벌이자 수사의 성과라는 잘못된 인식을 걷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검사실의 업무시스템도 공판을 중심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 모두 ‘검언유착 의혹’ 수사 등 검찰 안팎의 논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신임검사들에게 원론적인 발언만 했다. 검찰 안팎의 현안이 산적한 터라 이에 대해 언급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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