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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공주가 쓰던 화장품, 'K뷰티'로 재탄생

영조의 딸 화협옹주묘 출토 유물 분석,연구

고궁박물관,전통문화대학교,코스맥스 협력

파운데이션·백색크림·입술보호제 선보여

화협옹주묘 출토 유물의 연구를 기반으로 현대화 해 재생산한 청화백자 화장품용기와 화장품. /사진제공=문화재청




영조의 일곱째 딸이자 사도세자의 친누나, 정조 임금의 고모이기도 한 화협옹주(1733~1752)는 어머니 영빈 이씨를 닮아 미색이 뛰어났다고 한다. 11세에 옹주 작위를 받은 후, 영의정 신만의 아들 신광수와 결혼했다. 그러나 꽃 같은 나이인 20세에 홍역으로 사망했다.

지난 2016년 말, 남양주시와 고려문화재연구원은 경기도 남양주시 삼패동 지역의 발굴조사에서 이장되기 전 화협옹주의 묘지를 확인했다. 인근에서 나무로 만든 말과 석함 등이 발견된 후 진행된 긴급 발굴이었다. 그 결과 묘지와 함께 영조 임금이 젊은 나이에 먼저 간 자식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담아 직접 지었다는 뜻으로 ‘어제화협옹주묘지(御製和協翁主墓誌)’라 적힌 394자의 긴 글이 발견됐다.

특이한 것은 무덤에서 출토된 청화백자합 10점, 분채(粉彩) 1점, 목제합 3점, 청동거울과 거울집 묶음, 나무로 만든 빗과 직물류 등이었다. 이는 죽은 이의 내세 생활을 위해 무덤 부장품으로 함께 넣은 명기(明器)로, 청화백자합과 접시 등에서는 실제 사용했던 화장품류가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이 이를 분석한 결과 피부를 하얗게 하는 파운데이션 역할의 가루, 입술이나 볼에 붉은 색을 띄게 하는 빨간색 가루 등이 확인됐다. 특히 산성 용액에 개미 수천 마리를 넣어 만든 일명 ‘개미 화장품’도 밝혀져 조선 왕실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했다. 이후 문화재청은 화협옹주묘 출토 화장품 유물 53건 93점을 보존처리·분석해 성분을 확인했고 8건의 화장품 내용물도 연구했다.

문화재청이 남양주시 화협옹주묘에서 발굴한 유물들은 조선 왕실 여성의 화장문화를 알게하는 실마리가 됐다. /사진제공=문화재청


이 같은 조선왕실 화협옹주 출토유물 연구를 기반으로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과 한국전통문화대학교가 코스맥스㈜와 함께 현대식 화장품을 제작했다. 세 기관은 22일 오전 국립고궁박물관 본관 강당에서 ‘전통화장품 재현과 전통 화장문화 콘텐츠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 협약으로 이들은 4년 간 다양한 전통화장품 개발과 전통 화장문화 관련 프로그램 개발, 화장품과 콘텐츠의 활용·홍보 등을 단계별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화협옹주묘 출토화장품의 분석연구 결과를 반영해 현대적으로 제작한 크림 제품과 입술보호제가 공개됐고, 화협옹주의 화장품이 담겨있던 청화백자를 응용한 화장품 용기와 캐릭터 등이 소개됐다.



화협옹주의 이미지를 기반으로 제작된 캐릭터. /사진제공=문화재청


경기도 남양주시의 화협옹주묘에서 나온 청화백자 등의 유물은 무덤 주인이 사용하던 화장품 용기로 확인됐다. /사진제공=문화재청


이번에 제작한 현대식 화장품은 유물분석ㆍ문헌조사를 통해 확인된 전통재료 성분(유해성분 제외)을 함유하고 있으며, 인체 적용실험을 거쳐 제작한 백색크림과 전통재료 성분을 포함한 파운데이션, 입술보호제 등이다. 또한, 화협옹주묘에서 출토된 청화백자 화장품 용기 10점의 크기와 형태를 수정하고 문양을 단순화시켜 실용성 있게 현대식으로 제작한 화장품 용기를 제작하였고, 기록으로만 남겨져 있던 ‘맑고 침착하고 효성이 깊은’ 화협옹주를 상상으로 구현한 캐릭터도 만들어서 공개했다. 문화재청은 “화장품은 올해 말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학교기업에서 ‘프린세스 화협(Princess Hwahyup)’이라는 상품명으로 출시할 예정”이라며 “화장품 업계에 전통문화를 기반한 새로운 한류 성장 동력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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