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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눈물의 최후진술…"어려워도 正道 걷는 삼성으로 거듭날 것"

■ 이재용 징역 9년 구형

"협력사 같이 성장할 수 있게 지원

준법감시위 역할 충분히 뒷받침"

"최고 수준 도덕성 갖춘 회사로

새 삼성으로 아버지께 효도할 것"

무노조 경영 폐기도 재차 다짐

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오후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열린 국정 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 최후진술에서 “삼성은 최고 수준의 투명성과 도덕성을 갖춘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5월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자녀들로의 경영권 승계 포기 및 무노조 경영 방침 폐기 등 대국민 약속도 반드시 지키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했다. 특히 지난 10월 별세한 부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관련된 과거 경험들을 언급하며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 부회장 최후진술의 방점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삼성에 준법 문화를 확고하게 뿌리 내리겠다는 데 찍혀 있었다.

이 부회장은 “재판 과정에서 삼성과 저를 외부에서 지켜보는 준법감시위원회가 생겼다”며 “재판부가 삼성이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준법 문화를 어떻게 발전시켜야 하는지, 나아가 이재용은 어떤 기업인이 돼야 하는지 깊이 고민할 수 있는 화두를 던져줬다”고 말했다. 또 “그전에는 회사를 키우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며 “준법 문화라는 토양 위에서 체크 또 체크를 하고 법률적 검토를 거듭해 의사 결정을 해야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고 궁극적으로 사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실제 삼성은 올해 초 준법감시위원회가 출범한 뒤 사내외 준법 감시 시스템을 대폭 강화해왔다. 준법감시위는 회사 임직원은 물론 총수인 이 부회장에 대한 실효성 있는 준법 감시·통제 기능을 수행하는 기구로 김지형 전 대법관(위원장)을 비롯해 각계의 명망 있는 인사들로 구성됐다. 준법감시위원회는 3월 이 부회장에게 승계, 노동, 시민사회 소통 등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하라는 파격적인 권고를 내놓았고 실제로 이 부회장의 4세 승계 포기,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을 이끌어냈다.

이 부회장은 “법에 어긋나는 일은 물론이고 오해를 불러일으킬 일도 하지 않겠다”며 “어렵고 힘들더라도 반드시 정도를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또 “과거의 잘못이 재발하지 않도록 이중·삼중 방지하고 준법감시위가 본연의 역할을 하는 데 충분한 뒷받침 역할을 하겠다”면서 “제도를 보완해 외부에서 부당한 압력이 들어와도 거부할 수 있고 거부할 수밖에 없는 준법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5월 대국민 약속의 철저한 이행도 재차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제 아이들이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해 언급되는 일 자체가 없도록 하겠다”면 “삼성이 이런 문제로 또다시 논란에 싸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 이어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 더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노조와 활발히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이 부회장은 부친인 이건희 회장과의 경험담도 진솔하게 풀어냈다. 그는 “이건희 회장은 1987년 이병철 선대 회장의 임종을 지켜본 뒤 경황없는 와중에도 일본 지점장에게 전화를 걸어 도시바·소니 등 일본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들과 미팅 약속을 잡으라고 지시했다”고 회고했다. 또 “이 회장은 일본에서 어학연수 중이던 저를 모든 회의에 데려가셨는데 상대가 상무·부장급이어도 기술 동향이나 최신 기술을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애썼던 모습이 선하다”고 했다. 이런 치열한 모습이 삼성의 DNA가 됐지만 그 과정에 사회적 역할과 책임, 국민의 신뢰 등 중요한 것을 놓쳤다는 반성도 뒤따랐다.

이 부회장은 “선단식 경영도 정리하고 있지만 아직 많은 분들의 기대는 충족하지 못했다”며 “삼성에 쏟아진 많은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저부터 달라지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재판부가 재벌의 폐해로 지적한 부분을 과감히 고치고 더 많은 협력회사들이 더불어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두 달 전 이 회장의 영결식이 있었는데 선친의 고등학교 친구분이 아버지를 능가하는 것이 진정한 효도라고 말씀하셨다”며 “최근 아버님을 여읜 아들로서 국격에 맞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존경하는 아버님께 효도하고 싶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같이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삼성 임직원들에 대한 선처도 호소했다. 그는 “다 제 책임이고 죄를 물을 일이 있으면 저에게 물어주시길 바란다”며 “같이 계신 선배님들은 평생 회사를 위해 헌신해온 분들로 이분들은 너무 꾸짖지 말아주길 간곡히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이재용·변수연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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