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경제 이슈를 명확히 구분해 접근해야 경제 입법 과정들이 정치 일정에 매몰되지 않게 대처가 가능합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7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2021년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 다시 한 번 경제 입법이 정치적으로 재단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올해 보궐선거 등 정치 일정을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962년 경제계 신년 인사회가 시작된 후 화상 행사로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대면 행사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개최된 이날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정세균 국무총리와 박 회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등 4명이 현장에 참석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1년 내내 계속되면서 상공인들로서는 마음 편한 날이 없었던 것 같다”며 “특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많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우리 경제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낙관론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그는 “최근 더욱 빨라진 글로벌 산업 변화 속에서 우리만 감당 못할 수준까지 뒤처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며 “국회에서도 여러 사정은 있겠지만 산업 신진대사를 높일 수 있는 법안 처리에 올 한 해 전향적인 노력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어 박 회장은 “평상시라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특단의 부양 조치들이 있었고 이들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과정에서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5년에서 10년 앞을 내다보고 새해 어떤 경제적 선택들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또 “누적되고 있는 민간 부채, 자산 시장 불균형은 우리뿐만 아니라 주요 국가 모두가 당면한 문제로 향후 적절한 검토와 상응 조치가 뒤따르게 될 것”이라며 “이러한 조정 과정 속에서 기업들의 경영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는 일이 없도록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출구 전략이 마련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화상으로 참석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V노믹스’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홍 경제부총리가 밝힌 V노믹스는 ‘바이러스(Virus)가 바꾸게 될 경제’라는 기존 의미 외에도 △코로나를 이겨내는 ‘승리(Victory)’ △경기회복 이상의 ‘V자 경제 반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주도할 ‘비전(Vision)’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한편 이번 신년 인사회에 경제계에서는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등이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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