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와 로보틱스 기술을 융합한 ‘지능형 변신 로봇’을 전격 공개했다.
10일 현대차그룹은 미국 실리콘밸리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조직인 뉴 호라이즌스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지능형 변신 로봇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보였다.
이날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지능형 변신 로봇 ‘타이거 X-1’은 화성 탐사 로봇과 비슷한 생김새다. 4개의 다리와 바퀴를 이용해 달리거나 장애물을 넘는 게 특징이다. 일반 도로에선 달리고 굴곡진 길에서는 다리를 활용해 통과하는 식이다. 다리를 활용하기에 오프로더보다 뛰어난 험로주파 능력을 자랑한다. 드론 등 무인항공기와 결합해 먼 거리로 날아가는 것도 가능하다. ‘라스트 마일(최종 목적지까지 이동)’ 배송의 적임자인 셈이다. 현대차 그룹 관계자는 “타이거는 다양한 센서를 활용해 과학 탐사와 응급 구조 시 보급품 수송, 오지로 상품 배송 등 일반 차량이 하기 어려운 다목적 임무 수행에 적합하게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타이거 X-1은 현대차그룹이 2019년 소비자가전쇼(CES)에서 공개한 걸어 다니는 로봇 ‘엘리베이트(Elevate)’와 같은 모듈형 플랫폼 구조를 갖췄다. 엘리베이트가 사람이 타는 구조였다면 타이거 X-1은 무인인 게 다르다. 크기도 작아졌다. 길이 80㎝, 폭 40㎝에 무게는 약 12㎏이다. 겉모습만 놓고 보면 최근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4족 로봇과 비슷하다. 그러나 타이거 X-1은 바퀴를 이용해 달릴 수 있어 한층 쓰임새가 다양하다. 차체 내부에는 별도의 화물 적재실을 갖췄다.
현대차그룹의 타이거 X-1 개발에는 미국 스탠포드대 자동차혁신연구소에서 ‘사람과 자율주행 차의 상호작용’에 관한 연구를 주도한 어네스틴 푸 박사 등이 참여했다. 푸 박사는 지난해 뉴 호라이즌스 스튜디오에 합류했다. 존 서 뉴호라이즌스 스튜디오 상무는 “전진과 후진뿐 아니라 좌우로도 쉽게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대칭 디자인’ 구조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실험용 버전인 X-1을 계속 발전시킬 계획이다. 타이거 X-1 개발에 참여한 미국의 첨단 기술과 오토데스크·선드버그-페라와 협업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오토데스크와는 가볍고 견고한 3D 프린팅 제조가 가능하도록 설계 부문에서 협업했고 선드버그-페라는 외부 스타일링과 차체·섀시·부품설계, 소프트웨어 개발 부문에 참여했다.
/서종갑 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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