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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이재명만 있나…'86' 임종석·이인영·이광재 대권 몸 풀기

'정계 은퇴'라던 임종석, 이재명과 대립각

이인영 "해야할 일 할것" 이광재 "대권 고심"

보선 후 이재명-이낙연 구도 흔들리면 가세

선거마다 나온 '86 책임론', 극복할 수 있나




우상호(왼쪽)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연합뉴스




'정계 은퇴'라던 임종석, 이재명과 대립각
이인영 "해야 할 일 할것" 이광재 “대권 고심”

‘86세대’가 대권에 도전하기 위해 서서히 몸 풀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허리나 중간 관리자 역할을 맡아온 이른바 ‘운동권’ 정치인들이 이제는 국가를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변수는 4월 보궐 선거 결과다. 아직까지는 이·이·정(이낙연 민주당 대표·이재명 경기도지사·정세균 국무총리)이 굳건하게 대권 후보군을 구성하고 있지만 선거 결과에 따라 구도는 흔들릴 수 있다. 86그룹이 4월 보궐선거 전까지는 관망하다가 대권 경쟁에 변수가 발생할 경우 치고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86 정치인 중 최근 정치 현안에 가장 적극적인 입장을 내는 사람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다. 임 전 실장은 지난 2019년 11월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면서 “앞으로의 시간은 다시 통일 운동에 매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랬던 그가 최근 다시 제도권 정치에 조금씩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법원은 조국 전 법무장관의 아내 정경심 교수에게 징역 4년형을 1심에서 선고하고,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정지 신청 인용을 결정했다. 그러자 임 전 실장은 “너무도 생경한 선민의식과 너무도 익숙한 기득권의 냄새”라고 비판했다. 다음 달에는 감사원이 정부의 탈원전 정책 수립 과정에 대한 감사에 착수한 것을 “권력기관장들의 일탈”이라고 지적했다. 임 전 실장은 “전광훈, 윤석열, 그리고 이제는 최재형 (감사원장)에게서 같은 냄새가 난다"며 비판 수위를 끌어올렸다. 문 대통령의 초대 비서실장으로서 정권을 변호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 9일에는 비판의 화살을 당 안으로 돌렸다. 임 전 실장은 이 지사를 겨냥해 “지도자에게 철학과 비전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때론 말과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앞서 이 대표가 “기본소득제는 알래스카 외에는 하는 곳이 없고 대체재가 될 수 없다”고 하자 이 지사가 “시대적 열패의식”이라고 맞받아친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임 전 실장은 “‘사대적 열패의식’이라는 반격은 비판이 아니라 비난으로 들린다”며 이 대표의 손을 들었다. 최근 이 지사가 친문 지지자들에게 적극 호소하자 의도적으로 대립각을 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가운데)이 4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장관 역시 대선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저를 던져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거는 또 그런 대로 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차기 대선 출마 여부를 진행자가 묻자 출마 가능성을 열어 둔 셈이다. 다만 내각 일원임을 고려해 “지금은 제가 할 일은 남북관계를 푸는 거지 다른 생각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강원도지사 출신의 이광재 민주당 의원도 “대통령의 자격과 역량이 있는지 돌아보며 대선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세대 83학번 출신의 이 지사는 지난달 28일 KBC 광주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차기 대선의 시대 정신은 ‘따뜻하고 강인한 대한민국”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은 지난 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소위 586세대 여럿이 ‘대선 레이스’에 등장하지 않을까 본다”며 다섯 명 이내의 86그룹들이 대권에 도전할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권욱기자


4월 보궐선거 따라 출마 저울질할 듯
“86·박용진 등 2부리그 꾸리자” 주장도

이들은 오는 4월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 등판 여부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거 결과 여당이 서울·부산시장을 모두 잃을 경우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는 크게 축소할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지난해 4월 총선 직후 40.2%의 차기 지도자 선호도(리얼미터 4월28일 여론조사 결과)을 기록했으나 최근 지지율이 10%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초대 총리’로서 친문 진영의 지지를 받았으나 연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꺼내면서 친문의 지지를 크게 잃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만약 이 대표가 4월 보궐선거에서 큰 타격을 입을 경우 이 친문 지지를 등에 업기 위해 86세대 정치인들이 적극 구애를 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 이 지사, 정 총리가 ‘대권 1부 리그’를 구성한다면 86세대와 더 젊은 주자들이 ‘2부 리그’을 구성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86세대 한 유력 정치인은 “우리 세대에서도 한 명쯤 대권 주자가 나와야 한다”며 “임 전 실장과 박용진 민주당 의원 등이 대권 경쟁을 활발하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2부리그에서 단일화를 이루고 유력 대권주자들과 맞붙을 경우 경선 흥행에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유시민 노무현 재단 이사장. /연합뉴스




“30년 동안 마이크 쥐었다” 86 책임론
유시민 “보수언론이 지어낸 프레임” 일축

다만 ‘86세대 책임론’은 이들이 대권 가도에 오르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이다. 86세대 비평서인 ‘386 세대유감’의 저자(김정훈·심나리·김항기)는 “386세대에겐 1980년대에도, 1990년대에도, 또 2000년대에 와서도 늘 스피커가 쥐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회에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낸 것을 넘어 사실상 오늘의 한국 사회를 설계해왔다”며 “현재의 대한민국은 386에 의한, 386을 위한, 386의 나라다. 도무지 늙지 않는 불로(不老) 세대의 최장기 집권, 이것이 코호트 효과 관점에서 본 386세대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학생운동을 통해 사회 기득권으로 올라 선 86세대가 당시 고금리와 유리한 대출 조건을 이용해 ‘부동산 광풍’에 올라탄 결과, 지금의 부동산 시장이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또한 사교육 시장이 과열된 데도 민주화 이후 ‘학원 강사’로 변신한 86세대들이 일조한 부분이 있다고 진단했다.



86세대가 시대적 책임을 다했다는 지적은 정치권에서도 나온다. 본인 스스로 86세대인 이철희 민주당 의원(고려대 84학번)은 지난 2019년 11월 민주당 공천을 앞두고 “(86세대가) 정치적 세대로 보면 다른 어떤 세대 못지않게 성과를 거뒀다”며 “개개인이 역량 있는 사람들은 더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하나의 세대, 그룹으로선 이제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됐다”고 말했다. 또 86세대들이 용퇴론에 반발하는 것을 두고는 “국회 그 자체에 연연하기 때문에 저런 반응을 보였다면 그야말로 그건 ‘꼰대’스러운 것”이라며 “진보가 ‘꼰대’스러우면 안 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86책임론은 보수 언론이 지어낸 프레임”이라고 언급한 것은 86세대의 대권 진출을 앞두고 이같은 책임론을 걷어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유 이사장은 지난 6일 유튜브 ‘알릴레오 시즌3’를 통해 “86세대는 6월 항쟁의 마지막 세대고, 아직도 우리는 6월 항쟁의 연장선에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86세대를 향해 “언론에 넘치고 있는 86세대에 대한 폄훼, 진보정당이나 진보 진영 쪽에서 20~30대가 치고 올라오면서 그들이 86세대에게 하는 말을 들으면서 좀 위로해주고 싶었다”라며 “너무 서운해하지 말고, 상처받지 말라”고 조언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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