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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끊어진 서민대출 사다리…금수저만 집 사기 더 좋아졌다

작년 사상 최대 주택거래에도

디딤돌·보금자리론 실적 감소

대표적 서민 이용 정책 상품

집값 급등에 대출 가능 집 줄어

현금없는 흙수저 매수 길 막혀





2030세대의 ‘패닉 바잉(공황 매수)’으로 지난해 주택 거래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정책 대출 상품 실적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집값이 급등한 가운데 대출 기준 등이 과거에 머물러 있다 보니 정책 대출을 이용하고 싶어도 못 하는 상황이 나타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무주택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돕고 공황 매수를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대출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역대급 거래량’에도 줄어드는 ‘서민 대출’=서울경제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내 집 마련 디딤돌대출’의 대출 실적은 총 4만 8,000여 건, 대출 총액은 6조 원가량이었다. 지난 2017년(9만 4,000건·11조 1,000억 원), 2018년 (10만 건·12조 8,000억 원), 2019년(5만 5,000건·6조 9,000억 원) 등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디딤돌대출은 무주택자에게 최저 연 1.5%의 저금리로 주택(전용 85㎡ 이하) 마련 자금을 대출해주는 대표적인 서민 주택 대출 정책 상품이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도 최대 70%까지다. 실적이 급감한 이유는 까다로운 ‘조건’에 있었다. 대출 대상이 5억 원 이하 주택으로 한정되는데다 대출 금액도 최대 2억 원(신혼부부 2억 2,000만 원, 2자녀 이상 2억 6,000만 원)에 그치기 때문이다. 여기에 연 소득 6,000만 원 이하(신혼부부, 2자녀 이상, 생애 최초 주택 구입의 경우 7,000만 원)에 보유 자산의 순자산가액이 3억 9,400만 원 이하여야만 한다.



다른 정책 상품인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해당 상품은 6억 원 이하의 주택(전용 85㎡ 이하)을 대상으로 규제 지역 여부와 상관없이 LTV가 70%까지 인정된다. 하지만 해당 상품의 대출 건수 및 총액 또한 급감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3분기 전국 보금자리론 실적은 3만 2,000여 건, 대출액은 5조 1,000억 원이었다. 이는 2019년 4분기(7만 5,000여 건·11조 4,000억 원), 2020년 1분기(4만 9,000건·7조 9,000억 원)와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전국 주택 거래량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거래된 주택 수는 총 202만 1,865가구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6년 이래 가장 많았다.



◇대출 못 받는 집 급증, 심화하는 양극화=서민 대출 실적이 급감한 배경에는 중저가 아파트 감소가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내 6억 원 이하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기준 24만 6,404가구로 지난 2017년 5월(78만 7,277가구) 대비 68.7% 감소했다. 전체 아파트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62.7%에서 19.3%로 급감했다. 디딤돌대출 대상인 5억 원 이하 주택은 더더욱 찾기 힘든 상황이다. 이처럼 서민 대출이 막히면서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지 못한 사회 초년생이나 저소득자의 주택 매수 길이 막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추가적인 대출 규제로 ‘영끌’마저 막으면서 주택 사다리가 무너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이 단 한 푼도 안 나오는 서울 내 15억 원 초과 아파트 거래는 여전한 상황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출 규제로 인해 웬만한 서울 아파트는 서민이 접근하기 어렵게 됐다”며 “무주택 실수요자에 대해서는 대출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면서 많은 실수요자들이 패닉 바잉에 나섰다”며 “이 같은 무주택자를 투기꾼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권혁준 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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